▶ 아널드파머서 생애최고 공동 3위, 3장 걸려 있던 디오픈 티켓 확보
▶ 신인왕 경쟁에 다시 불씨 붙여 “기복 없는 장점 보여줘 만족 한걸음씩 내디디면 우승 올것”
“지난주만 해도 마치 귀신에 씐 것처럼 매홀 보기를 할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나흘 내내 스코어 기복이 별로 없는 제 장점을 잘 보여드린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PGA투어 데뷔 후 최고 성적(공동 3위)을 올린 루키 임성재(21)는 순위나 상금보다 자신의 골프를 되찾았다는 사실에 더 기뻐했다.
그는 10일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을 마친 뒤 다음 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대회장으로 이동하던 중 기자의 전화 인터뷰에 응했다. 임성재는 “앞으로도 매 대회 우선 컷 통과를 목표로 나가고 이후 3·4라운드에 집중하면서 탑10이나 탑5를 바라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겨울 한국에서 만났을 때 “새해 꼭 1승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금은 우승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임성재표 골프’로 한 걸음씩 내딛다 보면 언젠가 우승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임성재는 이날 올랜도 베이힐 클럽(파72)에서 끝난 아널드 파머 대회에서 공동 3위에 올랐다. 올 시즌 데뷔 후 최고 성적이다. 상금 47만3,200달러를 보탠 임성재는 이미 시즌 상금이 100만달러를 훌쩍 넘어 133만8,333달러로 투어 26위에 올라 있다. 한국 선수 중 최고 순위다. 시즌 성적 합산 포인트인 페덱스컵 랭킹도 26위다. 다음 시즌 출전권을 지난달에 사실상 확보한 임성재는 이제 ‘생존’에 대한 걱정 없이 마음 편히 투어를 뛰고 있다.
2부 투어인 웹닷컴 무대를 상금왕, 올해의 선수, 신인상 수상으로 평정하고 올라온 임성재는 PGA투어 신인상 레이스에도 다시 불을 붙였다. 페덱스컵 랭킹에서 캐머런 챔프(19위), 애덤 롱(21위·이상 미국)을 바짝 따라붙었다. 최근 PGA투어가 조명한 신인상 후보에서 빠져있는 데 대해 “몰랐었는데 마음이 아프다”며 장난스럽게 웃어넘긴 임성재는 “못 칠 때는 주목받지 못 하는 게 당연하다.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이 대회전까지 최근 3개 대회에서 컷 탈락-컷 탈락-공동 51위로 부진했다. 낯선 그린 환경에 애를 먹었을 뿐 샷 감각은 좋았던 2개 대회보다 51위를 한 지난주 혼다 클래식이 더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3·4라운드(77타, 71타)에 그렇게 못 친 것은 처음이었거든요. 일본 투어나 웹닷컴 투어 뛸 때도 그런 적은 없었어요. 누가 제 몸에 들어와서 저주를 내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임성재는 그러나 한 주 만에 슬럼프 조짐을 깨고 날아올랐다. 감기 증세로 기침을 달고 치면서도 마지막 날 중장거리 퍼트를 쏙쏙 넣었다. “지난주 대회 때 새로 바꿨던 퍼터 대신 예전 퍼터를 다시 꺼내 재미를 봤다”는 설명이다.
임성재는 탑10 선수 중 브리티시오픈(디 오픈) 출전 자격이 없는 상위 3명에게 주는 출전권도 따냈다. “대회 중에야 디 오픈 출전권이 걸린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꼭 따내겠다는 욕심은 내지 않았다”는 임성재는 “매스터스도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 하지만 찬스가 오면 놓칠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 달 11일에 개막되는 시즌 첫 메이저 매스터스에 임성재는 아직 출전권이 없다. 하지만 기회는 있다. ‘제5의 메이저’라는 이번 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는 웹닷컴 상금왕 자격으로 출전하고 다음 주 발스파 챔피언십에도 출전한다. 이 2개 대회에서 세계랭킹을 끌어올리면 그 다음 주 세계 64강이 나서는 델 매치플레이에도 초청받을 가능성이 있다. 이 3개 대회 중에서 우승이 터지면 매스터스에 가지만 우승을 못하더라도 좋은 성적으로 이달 말까지 세계랭킹을 50위내로 끌어올리면 어거스타 내셔널에 갈 수 있다. 임성재는 아널드 파머 대회 호성적으로 랭킹이 88위에서 71위로 껑충 뛰었다. 다음 3주 동안 21계단을 더 올라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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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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