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내내 반전에 반전 거듭, 승부차기서 한국에 특급 조연
한 편의 영화 같았던 한국과 세네갈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8강전. 이날의 특급 조연은 다름 아닌 비디오판독(VARㆍVideo Assistannt Referee)이었다. 이강인(18ㆍ발렌시아)의 천금 같은 동점골부터 승부차기 마지막 키커 오세훈(20ㆍ아산무궁화)의 골까지, VAR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었다.
한국은 9일(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에서 열린 대회 8강에서 세네갈과 3-3으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3-2로 이기고 4강에 진출했다. U-20 월드컵 4강은 김종부(50)가 활약했던 1983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이다. 이날 승부는 VAR가 결정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총 7차례 가동된 VAR 중 5번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판정 하나하나에 대표팀은 지옥과 천당을 오갔고 마지막엔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VAR으로 먼저 웃은 건 한국이었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12분 이지솔(20ㆍ대전)이 페널티박스에서 세네갈 수비수에 밀려 넘어졌다. 이를 놓친 레오단 곤잘레스(36ㆍ우루과이) 주심이 조금 뒤 VAR를 통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이강인이 후반 17분 이를 성공시키며 1-1로 승부는 원점이 됐다.
하지만 10여 분 뒤 VAR는 재앙으로 돌아왔다. 후반 27분 VAR로 이재익(20ㆍ강원)의 핸드볼 파울이 선언되며 세네갈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이광연(20ㆍ강원) 골키퍼가 이브라히마 니안(20ㆍFC메스)의 슈팅을 가까스로 막아냈나 싶었지만 다시 VAR가 발목을 잡았다.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6월부터 적용한 새로운 경기 규칙에는 ‘페널티킥 상황에서 키커가 킥하기 전에 골키퍼의 한쪽 발은 반드시 골라인을 밟고 있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비디오 판독 결과 이광연의 두 발이 모두 떨어져 있던 것이었다. 결국 다시 페널티킥 기회를 얻은 세네갈은 후반 31분 골을 성공시키며 2-1로 경기를 뒤집었다.
탈락 위기에 몰린 한국에 VAR가 다시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후반 41분 세네갈이 한국의 골망을 흔들며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세네갈의 핸드볼이 선언되며 취소됐다.
마지막 승부차기에서도 VAR은 한국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은 5번 키커 오세훈의 첫 슈팅이 세네갈 골키퍼에 막혔지만 반칙이 선언됐다. VAR에 오세훈의 킥 직전 골키퍼가 앞으로 튀어나오며 두 발이 골라인에서 떨어진 모습이 포착됐다. 다시 기회를 얻은 오세훈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고 3-2로 앞서 나간 한국은 그대로 승리를 확정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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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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