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로리다주 한 초등학생이 학교에 입고 온‘수제’ 테네시주립대 티셔츠와 테네시주립대가 정식 발매하기로 한 티셔츠(아래). [페이스북·트위터 캡처/연합]
살짝 기울어진 데다 색칠도 제대로 되지 않은 삐뚤빼뚤한 글씨. 누가 봐도 어린아이의 서투른 흉내 내기에 불과한 대학 로고가 해당 대학에서 정식 발매한 티셔츠에 당당히 새겨진 사연이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플로리다주 올랜도 외곽의 소도시인 알타몬트 스프링스의 한 초등학교 4학년생이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대학 풋볼리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대학팀의 티셔츠를 입는 날인 ‘칼리지 칼라스 데이’(매년 9월 첫 번째 월요일)인 지난 2일, 이 학생은 자신이 응원하는 테네시주립대(UT) 티셔츠를 입고 학교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테네시가 아닌 플로리다에서 갑작스럽게 테네시주립대 공식 티셔츠를 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자 학생은 티셔츠를 구하는 ‘조금 특별한’ 방법을 떠올렸다. 종이에 대학 로고를 손으로 그린 뒤 테네시주립대 상징색인 주황 티셔츠에 붙인 것이다.
삐뚤빼뚤한 글씨였지만 완성된 티셔츠는 이 학생의 마음에 썩 들었던 것 같다. 담임 교사인 로라 스나이더는 그날 학교에 온 이 학생이 “정말 신이 나 있었다”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 라벨을 만들어 붙이기까지 한 학생에 대해 감동했다”고 페이스북에 전했다.
하지만 오전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았던 이 학생은 점심시간 후 울면서 교실로 돌아왔다. 점심 때 옆 테이블에 앉았던 여학생들이 그의 티셔츠를 보고 놀려댄 것이다. 스나이더 교사는 이 학생이 당시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의에 빠진 학생을 위해 진짜 테네시주립대 티셔츠를 사 주기로 했다. 나아가 학생에게 좀 더 특별한 걸 마련해 주고 싶었던 그는 이 대학에 지인이 있는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스나이더 교사가 올린 글은 페이스북에서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테네시주립대 풋볼팀 팬들과 대학 당국도 이윽고 학생의 사연을 접했다. 테네시주립대 랜디 보이드 임시 총장은 트위터에서 “플로리다의 어린 학생이 우리 대학에 보낸 사랑에 감명받았다”며 “자기 티셔츠를 스스로 디자인한 그의 상상력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고 칭찬했다.
테네시주립대 측은 학생에게 반 친구들과 나눠 가지라며 대학 기념품을 넉넉하게 담아 보냈다.
감동의 물결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테네시주립대 공식 기념품 매장은 지난 6일 학생이 직접 그린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정식 발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이 티셔츠 판매 수익금 일부를 집단 괴롭힘 방지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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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어 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