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뿌리교육의 산실 공든탑, 1년 넘게 소모전 참담
▶ 한인사회 목소리 모아 대승적 양보·정상화 해야
![[특별기고] 남가주 한국학원 사태를 바라보며 [특별기고] 남가주 한국학원 사태를 바라보며](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19/10/17/201910172340185d1.jpg)
홍명기 M&L 홍 재단 이사장·전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장
친애하는 한인 동포 여러분, 그리고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진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명기입니다.
현재 남가주 한국학원이 처한 현실을 보며 한때 이사장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그리고 남가주 한국학원을 사랑하고 그 역할에 대해 큰 기대를 항상 품고 있는 사람으로서, 간절한 심정으로 이 호소문을 씁니다.
저는 1년여 동안 이어지고 있는 남가주 한국학원 사태를 지켜보면서 답답하고 아픈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특히 작년에 윌셔사립초등학교가 갑자기 폐교 결정이 내려져 문을 닫았을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후 한국학원 위기 사태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한국학원 이사회가 한인사회와 함께 합의점을 찾아 해결책을 내는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고, 더욱이 남가주 한국학원 시설이 다른 기관에 임대되어 넘어갈 지도 모르는 상황까지 이른데 대해 큰 실망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인 커뮤니티가 똘똘 뭉쳐서 다시 일으켜 세웠던 남가주 한국학원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나 하는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입니다.
남가주 한국학원은 한인사회에서 그동안 한인 후세들을 위한 한국어 및 뿌리교육의 산실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다하여 왔습니다. 특히 2000년대 초반에 한국학원이 큰 재정난에 처했을 때, 한인사회 전체가 ‘한국학원 살리기’에 나서서 지금의 한국학원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당시 한국학원을 살려보기 위해 기금모금위원장을 맡아 사명감 하나로 정말 열심히 뛰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의 이사님들의 관리 하에 있는 남가주 한국학원이 또 다시 큰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특히 이사회가 한국학원 시설을 장기간 임대해주는 방식으로 재정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데에서는, 지난 수십년간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 같은 참담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것은 남가주 한국학원이 쌓아온 뿌리교육의 역사와 정체성에 맞지 않는 방법이고, 그동안 남가주 한국학원을 살리기 위해 십시일반의 정성으로 350만 달러에 달하는 후원금으로 모아줬던 한인사회 전체의 뜻에도 부합하지 않는 것입니다.
남가주 한국학원은 어느 한 사람의 것도 아니고, 이사진의 것도 아니고, 한인사회 전체의 자산이며 한인사회의 미래 세대를 위한 것입니다. 이같은 한국학원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현재 한인사회에서 많은 분들이 함께 노력하고 계시고, 단체장님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 차원의 범동포 비상대책위원회도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언론 보도를 통해 한국학원 이사회가 비상대책위원회와 논의를 통해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 것 같아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상황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 같아 실망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이사님들도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까지 온데 대해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남가주 한국학원이 위기에 처해 있는 한 과거를 잊고 남가주 한국학원이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한 발 물러나 양보하고 타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만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한인사회가 하나로 힘을 모아 남가주 한국학원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님들께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한인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한국학원이 전체 한인사회와 자라나는 2세, 3세들을 위해 본연의 역할을 되찾을 수 있도록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한인사회에도 호소합니다.
이번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하고 남가주 한국학원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것은 자라나는 우리 후세들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일 것입니다. 한인 여러분들이 모두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지혜를 모으고 서로 격려하며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의견과 힘을 모아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도산 안창호 선생은 공리공론의 허식이나 명분을 버리고 참되고 성실하게 힘써 노력하라는 무실역행(務實力行)을 강조하셨습니다. 지금이야말로 허식이나 명분을 버리고 참을 위해 노력하고 협력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남가주 한국학원이 한인 차세대의 뿌리교육의 산실이 될 수 있도록 서로 양보하고 협력해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10월18일
<
홍명기 M&L 홍 재단 이사장·전 남가주 한국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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