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업체 “불경기 속 감원만 계속 할 순 없고…”
▶ 근로자 “근무시간 더 줄고 렌트 또 오를텐데”

LA시와 카운티의 최저임금이 내년 7월부터 인상돼 최저임금 15달러 시대를 열게 되지만 업주와 직원들 모두 15달러 최저임금에 우려와 불만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P]
LA 26인 이상 업체 내년 7월부터 적용#한인타운에서 중소업체를 운영하는 한인 P씨는 2020년 새 달력을 받아 들고는 고민이 깊어졌다. 내년 7월부터 26인 이상 업체의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인상되기 때문이다. 시간당 임금을 받는 직원들은 그렇다 하더라도 시간당 임금이 15달러를 넘는 다른 직원들의 연쇄 임금 인상 요구까지 겹치면 P씨의 인건비 부담은 더 늘어나게 된다. P씨는 “갈수록 경영 환경이 어려워져 가는 데 매년 임금 인상이 있다 보니 쉽지 않다”며 “최저임금 15달러 ‘꿈의 시대’라고 하지만 업주들에게는 절망의 시대가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한인타운 내 한식당에서 서버로 일하고 있는 K씨. 내년 7월 LA 최저임금이 1달러 올라 14.25달러가 된다는 소식이지만 K씨의 표정은 밝지 못하다. 1달러가 인상되기는 하지만 그 동안 오른 렌트비와 각종 생활비를 부담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2년 후인 2021년에는 ‘꿈의 15달러 최저임금’ 시대이지만 K씨의 생활은 크게 변할 것 같지 않다. K씨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근무 시간이 줄거나 서버들의 수가 줄어들어 더 어려워진다”며 “오른 만큼 생활의 형편이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우울해진다”고 말했다.
LA의 내년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인상되면서 ‘꿈의 15달러 시대’가 열리지만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은 업주와 직원 모두가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7월1일부터 LA시와 카운티의 최저임금이 인상될 예정이다. 직원 수가 26인 이상 되는 업체는 현재 14.25달러에서 15달러로, 25인 이하 업체는 13.25달러에서 14.25달러로 각각 오른다.
캘리포니아주 최저임금은 내년 1월1일부터 26인 이상 업체 13달러, 25인 이하 업체 12달러로 각각 1달러씩 인상된다.
LA시(카운티) 최저임금이 15달러에 들어서면서 이미 15달러 최저임금을 실시하고 있는 뉴욕시, 시애틀, 샌프란시스코와 함께 ‘최저임금 15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저임금 노동자 옹호 단체인 ‘전국고용법프로젝트’(NELP)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최저임금 15달러 시대를 여는 시나 카운티는 LA를 포함해 미국 내에서 모두 32개로 늘어나게 된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요식업계나 마켓업계 등 인건비에 민감한 업종의 업주일수록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그만큼 추가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3년간 매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요식업계와 마켓업계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원 줄이기를 해온 터라 무작정 인원 줄이기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 한인 식당 업주는 “매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원가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렇다고 음식값을 마냥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직원 수를 줄이는 것도 한계에 다다르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최저임금 인상이 직원들에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특히 의류 및 봉제와 같은 노동집약적 업종일수록 직원 수 줄이기에 나설 것이 분명한데다 계속되는 불경기에 아예 문을 닫는 곳도 발생해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직원들 사이에 팽배하다.
게다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렌트비와 각종 생필품 가격이 인상되는 과거에서 학습 경험한 급여 생활자에게도 ‘꿈의 15달러 시대’는 결코 희망적이 않다는 것이다.
한편 연방 최저임금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7.25달러에서 꼼짝 않고 있다. 내년이 되도 여전히 21개 주는 연방 최저임금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2025년까지 15달러로 연방 최저임금을 인상한다는 발의안은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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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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