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고
▶ 퍼온 글, 찌라시 수준 글 가짜뉴스·음모론에 지쳐···
서버브에 사는 이모씨는 최근 한 단체의 단체 카톡방(단톡방)을 탈퇴했다. 새로 만들어진 단톡방에 영문도 모르고 초대받아 들어가게 됐는데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카톡 알람으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 알람을 껐지만 읽지 않으면 스마트폰 화면에 하루에도 수십개씩 떠 있는 알림표시도 눈에 거슬려 직장에서도 일에 지장을 받을 정도였다. 그는 “몰입해서 일하고 있는데, 카톡으로 흐름이 깨지면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김모씨 역시 최근에 몇 개의 단톡방을 과감히 정리했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단톡방에 초대받아 ‘꿔다 놓은 보릿자루’ 마냥 있는 것이 불편했고 의미도 없었다. 또 다른 단체의 단톡방도 인터넷에서 퍼온 진부하기 짝이 없는 글과 ‘찌라시’ 수준의 형편없는 내용에다 말도 안되는 가짜뉴스까지 마구 띄우는 바람에 시간낭비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박모씨도 최근 발만 걸친 모든 카톡방을 다 나왔다. 카톡 공해에 지쳤다는 그는 “매일 올라오는 감흥없는 메시지들이 참 부담스러웠다. 카톡없이 지내는 게 처음엔 불편하기도 했지만 적응이 되니 자유롭고 편하다. 카톡 감옥에 갇혀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돼 너무 좋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생활이 길어지면서 지루함에 지친 한인들이 단체대화방을 만들어 소식을 주고받는 경우가 적지 않으나 카톡 피로감을 호소하면서 카톡을 끊는 사람들도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죽하면 ‘카톡 감옥’(나갈 수 없는 단톡방), ‘카톡 공해’(불필요한 메시지), ‘카톡 폐인’(하루종일 카톡을 껴안고 사는 사람)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카톡의 또 다른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은 한국 정치 관련 뉴스, 음모론, 헛소문을 등에 업은 가짜 뉴스들을 퍼나르는데 있다. 일례로 최근 한 단톡방에는 6월 10일부터 카톡이 유료화 돼 요금을 부과한다는 글이 올라왔지만 역시 가짜였다.
전문가들은 “편의성을 장착한 문명의 이기가 도리어 불편을 주고 있는 것은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도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배려심을 잃었기 때문이다. 단톡방은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만큼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며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카톡 예절로 ▲늦은 밤(10시 이후) 잠 잘 시간에 보내지 않기(특히 업무관련 톡이나 문자는 퇴근시간 이후는 금지) ▲상대방에게 톡을 읽으라고 재촉하거나 안 읽는다고 불평하지 말 것 ▲상대방이 톡 중에 다른 일을 하더라도 신경 쓰지 않게 하기 등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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