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간 앞둔 회고록서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 일화 소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국제 외교 무대에서 호흡을 맞췄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거부할 수 없는 좋은 모범생"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17일 발간될 예정인 오바마 전 대통령의 회고록 '약속의 땅'(A Promised Land) 일부 내용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09년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와 관련한 대목에서 반 전 총장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했다.
당시 오바마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을 주요 국정 과제로 상정했으나 미국 내 정치 상황과 외교적 부담 때문에 회의 참석 결정을 미루고 있었다.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담은 법안은 상원에 발목이 잡혔고, 회의에 참석하더라도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 합의를 해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미국 대통령 참석이 회의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고 끈질기게 오바마 전 대통령을 설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한 지 두 달도 안 돼 반 전 총장을 백악관에서 처음 만났는데, 반 전 총장은 (그때부터)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해달라고 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당시 반 전 총장은 "미국 대통령이 참석하면 기후변화 문제에서 국제 협력이 시급하다는 아주 강력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국내외 사정을 설명하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나는 기후변화 회의에 대한 우려를 되풀이해서 말했고 미국의 입장도 무뚝뚝하게 얘기했지만, 반 전 총장 설득은 몇 달 동안 이어졌고 G20 회의와 G8 회의에서도 그 얘기를 꺼냈다"고 말했다.
결국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반 전 총장의 거듭된 요청에 2009년 9월 뉴욕 유엔총회에서 "기후변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반 전 총장에게 설득을 당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함께 있던 수전 라이스 유엔 주재 미국 대사에게 자신의 처지가 "너무 (성격이) 좋아서 (부탁을) 거부할 수 없는 모범생(nerdy kid)과 함께 졸업 댄스파티에 가도록 압력을 받은 고등학생과도 같다"고 털어놨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반 전 총장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를 좋아하고 존경하게 됐다. 그는 정직하고 솔직했고, 대단히 긍정적이었다"며 "특히 반 전 총장이 최우선 과제로 정한 기후변화 문제에선 대단히 끈질겼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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