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 종이카드와 동일 정보 QR코드 제공
▶ 업주들 “정착에 시간걸리지만 장기적 유익”

디지털 백신 증명서 제도 도입을 놓고 고객 불편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아직 요식업계 등은 도입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지만 활용률은 점차적으로 늘 전망이다. [로이터]
“손님 떨어질까 백신 접종 확인 엄두도 못낸다.”
캘리포니아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디지털 증명서를 발급하기로 한 가운데 한인 요식업계는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디지털 백신 증명서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다만 비즈니스나 정부, 개인 모두 신속하고 정확한 백신 확인의 필요성에는 동의하고 있어 순차적으로 활용률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가주 보건당국은 지난18일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급하는 백신 접종 종이 카드와 동일한 정보를 담은 디지털 사본을 백신 접종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가주 백신 접종자는 이름과 생년월일, 이메일, 휴대폰 번호를 보건당국에 제공하면 백신 접종 사실을 증명하는 디지털 사본 링크와 QR 코드를 받을 수 있다. 업소를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백신 접종 여부를 묻는 대신 QR코드 스캐너를 통해 접종 사실을 확인할 수 있어 방역 준수와 신뢰성 확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점은 거기까지다. 한인 요식업계는 디지털 백신 정보를 일일이 확인하는 것이 업소 현실과 동떨어진 발상이라며 QR코드 스캐너 도입을 비롯해 디지털 백신 증명서 도입 자체를 꺼리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만으로 방문 고객이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올림픽길에 위치한 한식당 업주는 “식당을 방문한 고객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아예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며 “자칫 고객이라도 떨어지면 이제까지 잘 버텨온 노력이 허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 확인 과정에서 고객과 다툼을 우려하는 업주들도 상당수에 달한다. 6가길에 위치한 한식당 업주는 “QR코드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해도 예민한 고객들은 반감을 갖기 마련”이라며 “마스크 착용을 권유하다 이를 항의하는 고객과 시비가 붙은 적이 있어 고생한 경험이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인 식당 업주들에 따르면 지난 15일 경제 활동 완전 재개방 이후 식당을 찾는 한인 고객 대부분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업소 입구에는 열감지를 설치해 체온을 재는 업소도 있는가 하면 손세정제를 비치하는 것은 기본으로 굳어진 상태다. 하지만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카페 센트’ 장기철 대표는 “백신 정보와 같은 개인 정보를 드러내는 것이 한국인 정서와 맞지 않은 면이 있다”면서 “디지털 백신 증명서 도입이 정착되려면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백신 증명서 도입에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비단 한인 요식업계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주류 요식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8일 LA타임스는 디지털 백신 증명서 도입을 꺼리는 주류 식당들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유는 고객의 거부 반응이 커 매출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디지털 백신 증명서는 필수가 아닌 선택 사양이라는 점도 요식업계들이 선뜻 나서서 도입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디지털 백신 증명서가 제공된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곳에서 백신 접종 여부를 ‘성실 보고’나 ‘자발적 통보’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스테이플 센터의 경우 입장객들은 백신 접종 여부나 코로나19 음성 확인 여부를 알려야 하지만 자발적 통보도 허용하고 있다. 다저스 구장 입장도 입장객의 성실 보고에 의존하고 있으며 디즈니랜드 리조트는 아예 백신 접종 여부를 요구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 백신 증명서가 산업군에 적용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러는 사이 식당이나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곳을 꺼리는 한인들의 불안감은 그대로다.
한인 L모(34)씨는 “나는 백신 접종을 다 마쳤지만 식당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이 백신 접종자인지는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벗고 식사를 한다는 게 불편하다”며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백신 접종자임을 알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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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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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 같이 남은 안중에도 없는 이들이 있다는게 공동으로 협력하고 도웁고 노력해 우리모두가 맘놓고 자유롭게 행복하게 잘살아야되는디 증말 미쿡이 어찌하여 요모양오꼴로 되었는지 되어 가는지 큰일 입니다....ㅉ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