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툭하면 불매운동…떨고 있는 글로벌 기업
▶ 애국교육 받은 젊은 세대, 중 비판 받으면 `행동’ 나서…매년 성장하는 최대 시장
타깃되면 실적 곤두박질, 진출기업들 바짝 몸 낮춰…보이콧 증가 악순환 초래
"중국이 이룬 경제적 번영은 정말 놀랍다. 특히 인프라 분야가 그렇다. (중국을) 직접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인 지난 1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작성한 트윗이다. 이는 곧바로 논란에 휩싸였다. 비판론자들은 홍콩과 신장·티베트 등의 인권 문제를 언급하며 머스크의 발언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쏘아붙였다.
머스크도 이런 지적을 모르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가 아부에 가까운 립서비스를 하는 것은 중국이 전체 전기자동차 판매에서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거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불태우고 앱 지우고 퇴출도 불사중국의 불매운동은 악명이 높다. 오죽하면 신장위구르의 강제 노동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불매운동에 시달린 나이키의 존 도나호 CEO가 지난 6월 “나이키는 중국의, 중국을 위한 브랜드"라고 아양을 떨었을 정도다. 나이키는 3월 중국 소비자들이 나이키 제품을 불태우며 벌인 불매운동으로 한때 주요 중국 온라인몰에서 매출이 반토막 났다. 당시 화웨이는 스마트폰에서 나이키앱 다운로드도 막았다.
신장위구르 인권을 문제 삼았다가 불똥이 튄 것은 나이키뿐이 아니다. 스웨덴 기업 H&M, 독일 브랜드 아디다스와 휴고보스, 일본 아식스스포트 등이 이 범주에 속한다. H&M의 경우 중국 내 500여 개 매장 중 약 20곳이 건물주의 요청으로 문을 닫았다. 그 결과 올 2분기 중국 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나 빠졌다.
민족주의 권위적 정부가 키워유독 중국의 불매운동이 주목되는 것은 왜일까. 첫손에 꼽히는 이유는 최대 시장이라는 점이다. 14억 인구는 글로벌 기업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에 다름 아니다. 나이키만 해도 전체 영업이익에서 중화권의 비중이 절반에 이른다. 더구나 매년 성장하는 시장이다. 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는 “중국은 이미 글로벌 브랜드의 핵심 시장이지만 앞으로는 수익 측면에서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오는 2030년까지 중국 내 소비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12조 7,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민족주의에 심취한 젊은 층이 불매운동을 주도하는 것도 문제다.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직후 학교에서 입헌 민주주의와 보편적 가치, 시민사회, 자유 언론 등의 개념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했다”며 “이런 교육을 받은 이들이 대학에 입학할 때는 이미 수 년간 학교에서 애국 교육을 받은 상태가 돼버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학교에서는 애국심을 심어주고 온라인에서는 검열을 강화했다"며 “이로 인해 외국의 대중문화와 패션을 소비하면서도 중국의 성취에 대해서는 어느 세대보다 방어적인 젊은 세대가 탄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타이베이타임스는 지난해 중국 공산당 당원 수가 사상 최대인 243만 명이나 증가했는데 이들의 80%는 35세 이하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직접 불매운동을 체제 수호의 도구로 활용하기도 한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3월 "중국인들을 불쾌하게 한 사람은 누구든지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며 불매운동을 부추겼다.
기업 지나친 저자세도 한몫결국 기업들은 중국의 눈치를 보며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노스페이스와 반스, '자라'의 모회사인 인디텍스, VF코퍼레이션 등 신장위구르 강제 노동에 관한 성명을 발표했던 글로벌 의류 브랜드들이 H&M 불매운동 사태를 본 뒤 성명서를 삭제하거나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서구권 기업들에 대한 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휴고보스의 경우 자사 웹사이트에는 ‘신장에서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를 통해서는 ‘신장의 면화가 세계 최고이며 앞으로도 계속 구입·지지할 것’이라며 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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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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