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한민족의 찬란한 문화유산 (50) 원불교
▶ 인성 강조… 현실에 바탕 둔 심오한 생활철학

원불교에서 현존하는 가장 큰 어르신인 좌산(左山) 이광정 상사 (퇴임 종법사에게 부르는 존칭)를 전라북도 익산 원불교 상사원에서 만났다.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이 깨우침을 얻은 후 금강경(金剛經)을 읽고는 “바로 이것이다!라고 하며, 원불교 이름에 ‘불’자를 포함하게 되었다”고 좌산 상사는 말한다. 또한 “1970년 초에 대한민국 현대화를 위해 과감하게 사회혁신을 가져온 새마을 운동의 정신적인 토대가 원불교에서 나왔다”고 회상한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의 모습이 원불교 100주년 기념으로 설치한 대형 일원상 조형물에서 비를 맞으며 모습을 드러낸다. 1916년 4월28일 대각(大覺 커다란 깨달음)을 성취한 소태산 박중빈(朴重彬)은 스스로의 깨달음과 앞서간 성인들의 가르침에서 20세기 이후 앞으로의 인류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Photo ⓒ 2021 Hyungwon Kang]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이 깨우침을 얻은 대각터에 원불교 100주년 기념으로 설치한 핵심 상징인 대형 일원상 조형물은 우주 만물과 모든 종교의 진리를 시작도 끝도 없는 하나의 원으로 상징한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Photo ⓒ 2021 Hyungwon Kang]

전라남도 영광군 원불교 소태산 대종사 대각터에 세워져 있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원불교 개교 표어와 ‘만 고일월’ 대각기념비. 해과 달처럼 무궁한 세월을 변함없이 중생을 구원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원불교의 개교 표어가 영산선학대학교 입구 돌에 새겨져 있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전라남도 영광에 복원해놓은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의 생가. 전라남도 영광의 가난한 농부들이 바다를 막아 농사지을 논을 간척하면서 지역 저축협동체가 자력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 있게 한 탁월한 지도력을 보인 소태산은, 우주만물의 이치를 깨달은 부처님같은 존재로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르고 찾아왔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의 생가의 초가지붕에서 내리는 빗물. 소태산이 우주와 하늘을 상징하는 ‘일원’의 진리를 깨우치고 세상을 구하는 대각의 꿈을 지녔던 고향집이다.
[Photo ⓒ 2021 Hyungwon Kang]
소비만능주의 즉 consumerism은 예전의 종교만큼이나 현대인들에게는 익숙한 사고방식이자 삶의 방식이다. 양적인 성장과 끝없는 이익 극대화로 물질은 넘쳐나지만, 인간 전체의 삶의 질은 결코 모두에게 나아진 것만은 아니다.
풍요로운 자본주의 사회 환경에서 사는 사람들에게 해결 못하는 문제가 있다면 경제 성장지수를 따라가는 만족할만한 ‘행복’ 지수이다. 돈으로 물건을 사고 팔 수는 있지만 행복을 살 수는 없다.
100년 전에 새로운 물질의 폭발적인 등장을 예견하며 ‘정신의 개벽’(마음의 깨우침)을 주장한 우리 역사에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을 가져온 현자(賢者)가 있다.
어려서부터 우주 만물에 대한 호기심과 인간들의 삶의 문제에 대한 답을 얻고자 수년 동안의 내성(introspection)의 수련을 통해 마침내 1916년 4월28일 대각(大覺, 커다란 깨달음)을 성취한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少太山) 박중빈(朴重彬)은 스스로의 깨달음과 앞서간 성인들의 가르침에서 20세기 이후 앞으로의 인류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
소태산의 가르침을 시작으로 종교로 발전한 오늘날의 원불교는 국내 507개 교당과 국외 24개국 68개 교당이 있는 대한민국 4대 종교로 성장했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개교표어가 제시하듯이 무섭게 변화하는 현실과 미래를 소태산은 정확하게 예견했다.
원불교 대종사 소태산은 “우주만물이 하나에서 나왔고, 모든 법칙 또한 한 근원에서”라고 표현하며, 생명의 영원함을 불생불멸(不生不滅)로 정의하고,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근원을 인과응보(因果應報)로 설명했다.
물질만능의 시대, 팬데믹으로 인류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는 이 시점에, 하나밖에 없는 지구의 환경을 염려하며 “인류가 자연에 대한 오만불손한 자세가 보통 문제가 아니다.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도 오만 방자한 소리며, 그런 오만에서 인류가 깨어나야 한다”라고 원불교에서 현존하는 가장 큰 어르신인 좌산(左山) 이광정 상사(퇴임 종법사에게 부르는 존칭)는 경종을 울린다.
대를 이어 소작농민으로 지속적인 빈곤을 면치 못하는 전라남도 영광의 가난한 농부들이 바다를 막아 농사지을 논을 간척하면서 지역 저축협동체가 자력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 있게 한 탁월한 지도력을 보인 소태산은, 우주만물의 이치를 깨달은 부처님같은 존재로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르고 찾아왔다.
나라가 없는 어려운 시기에, 성공적인 간척사업과, 문맹퇴치, 미신타파를 통해 지역인들 개화를 이끌 때부터, 타종교와는 다르게 원불교에서는 여성교무(수행자, 교화자)들의 의미 있는 역할이 많이 있었다.
소태산이 깨우침을 얻은 후 끊임없이 한 공부에는 유(儒) 불(佛) 선(仙)과 서양종교의 성서가 있었는데, 금강경(金剛經)을 읽고는 “바로 이것이다! 라고 하며, 석가모니 부처가 가신 길이 자신의 깨달음과 일치한다며 원불교 이름에 ‘불’자를 포함하게 되었다”고 좌산 이광정 상사는 말한다.
우리 민족의 인성(人性 character)을 정의하자면, 우리 민족은 수천년 동안 축적되어 온 철학적인 지식과 종교적인 사상에 입각하여 우주만물과의 관계 속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서 깨우침을 갖고 생각하며 실천하는 ‘완성된 인간’이 되는 것을 보편적인 목표로 삼아왔고 또한 서로에게 기대하는 가치체계(value system)를 세워 왔다.
소태산 대종사(1891-1943)가 시작한 원불교 사상은 우상숭배가 없는 인간이 수행과 공부를 통해서 이치에 맞는 인성(人性) 개발과 영성적인 삶의 길을 선택하고 각자의 인생의 주인이 되는 방법을 제시한다. 법당에는 부처님 대신 우주만물과 모든 종교의 진리가 하나로 상징되는 ‘일원상’을 둔다.
실천학문이자 생활철학인 원불교의 인성교육 가르침의 중심에는 ‘사은’이라는 감사하는 마음(gratefulness)이 있다. “나의 마음이 곧 부처이고 우주의 모든 존재가 부처임”을 믿고, 천지, 부모, 동포(인간, 동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들), 그리고 우리가 속한 환경을 지배하는 모든 만법에 감사하는 생활을 하는 것이다.
참고로 미국 초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인성(character)을 받치는 여섯개의 기둥은 책임(responsibility), 배려(caring), 믿음(trustworthiness), 존경(respect), 공평(fairness) 그리고 시민주인의식(citizenship)이다.
2020년부터 시행해온 “건전하고 올바른 인성(人性)을 갖춘 국민을 육성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대한민국 헌법 법률 제17472호 ‘인성교육진흥법’ 뒤에는 인성교육에 모든 것을 걸고 인류를 깨우치는 노력을 해온 원불교가 있었다고 좌산 이광정 상사는 말한다.
1975년부터 이미 국내 최초의 대안학교(alternative school)를 운영해오고 있는 원불교 산하 영산성지고등학교를 비롯하여 탈북 청소년들과 탈북인들을 원불교 인성교육으로 대한민국 정착생활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인류의 보편적 사상과 진리를 열린 사고로 가르치는 원불교는 소태산의 초기 가르침에서 머물지 않고 창시자의 뒤를 이어온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종법사들의 끊임없는 대각(大覺 깨우침)을 통해 현실적이고 사실에 바탕을 둔 지혜를 더 넑고 깊은 시의적절한 생활철학으로 발전시켜 오고 있다.
그동안 원불교 철학을 완성해온 종법사들 정산(鼎山) 송규(1943-1962), 대산(大山) 김대거(1962-1995), 좌산(左山) 이광정(1995-2006), 경산(耕山) 장응철(2006-2018)을 이어 현재는 전산(田山) 김주원 종법사가 2019년부터 소태산이 시작한 우리 인류를 깨우치는 일을 주도하고 있다.
‘종교는 마음의 아편’이라고 가르쳐온 러시아에서조차 1980년대부터 교화(포교)를 시작한 원불교는 영산선학대학교 양제우 부총장에 의하면 "현지 모스크바 교당에 다섯 명의 교무가 파견되어 있고, 한글과 한국문화를 가르치며, 한인문화축제에 매년 수천명이 참가하고 있다"고 한다.
원불교 신도와 수행자는 믿음을 넘어, 개개인의 정신수양과 수행 경험에 따라 주관적인 영성체험이 다양하다.
‘아! 소태산: 원불교의 변혁을 위한 고언’ 책의 저자 신진묵씨는 짧은 교무경험에도 불구하고 종교적인 신앙을 떠나서 "소태산의 사상과 철학에서 다른 세계를 목격했다"고 하며 "확장된 붓다의 가르침"이라고 말한다.
원불교 교무들은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수행법을 따르는데, 2003년부터 미국 보스턴 교당에서 원불교의 핵심 철학과 수행법을 가르치고 실천하는 김현오 교무에 의하면 선(meditation), 운동(exercise), 식생활(diet), 수면(sleep), 경전공부, 규칙적인 일과와 감사와 보은 생활훈련을 하며, 내성(introspection)을 통한 성장과 변화 그리고 깨우침을 일기로 기록한다고 한다.
"저도 대각을 얻기 위해서 출발한 spiritual journey인 만큼, 치열하게 노력해왔고, 그동안 많은 변화과정들이 있었다. 지금도 꾸준히 더 많은 삶의 교훈을 찾고 있고, 더 많은 각성과 깨달음이 있을 줄 알며, 끝이 없는 길이기에 나태하지 않게 가고 있다. 앞으로도 무궁무진한 대각이 필요하다."
21세기에 인류가 절실하게 경청하고 가장 유용하게 받아들여야할 사고방식과 의식 중 바른 ‘인성’에 관한 내용이 우리 민족에게 100여 년 전에 이미 화두로 소통되었다는 것은 매우 놀랄만한 역사적인 사실이다. 우리의 가치관이 우리 문화와 같이 세계적인 가치로 한 치도 부족함이 없는 보편적인 상식으로 자리잡힐 미래가 가까이 와있다는 생각이 든다.
*퓰리처상 수상자 강형원 기자의 우리·문화·역사 Visual History & Culture of Korea 전체 프로젝트 모음은 다음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www.kang.org/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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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가다듬고 오늘을 열심히 나를위하고 이웃을위하는 결과가될수있게 이시끄럽고 어지럽게 종교가 각 개인이 파당을지어 나는옳고 너는 아니라고 돌아가는 지구촌에 나만이라도 열심히 살아보자는 맘을 다짐하며 오늘도 지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