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택근무 확산 수요 급감, 매출 최대 80% ↓
▶ 대다수는 자녀에게 넘겨주지 원치않아 계속 감소
LA 유력 일간지 LA 타임스(LAT)가 한인 이민 1세대들의 생존 업종인 세탁업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현실을 집중 조명했다. LAT는 남가주 한인 세탁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세탁 수요가 크게 급감하자 재정적인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데다 이민 1세대들인 한인 세탁업주들이 대부분 은퇴 연령에 접어들면서 ‘업종 단절’로 인한 한인 세탁업계의 향후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사태로 한인 세탁업계는 세탁 수요 급감하면서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패서디나에서 ‘아로요 클리너스’를 운영하고 있는 김윤동 남가주 한인세탁협회장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기간 중 한인 세탁업소 중 최소 25%가 문을 닫으면서 현재 남가주에서 800~900개 정도의 한인 세탁업소들이 영업 중에 있다.
김 회장은 “최악일 때는 지난해 봄에 비해 매출이 80% 가까이 떨어졌다”며 “현재도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30% 매출 감소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데 최근 델타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세탁업은 한인 이민 1세대들이 낯선 미국 땅에서 기댈 수 있는 생존 업종으로 한인들의 비중이 그만큼 컸다. 과거 1980년대만해도 남가주 세탁업소의 80% 가량이 한인 업소들이었다. 하지만 현재 남가주에서 한인 업소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60% 정도로 이마저도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줄어들면서 재정적인 어려움에 봉착해 있는 상황이다.
일부 업소들의 경우 매출 감소로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을 신청해 대출을 받았지만 여전히 매출은 회복되지 않았다. 매출 상황이 호전되지 못하자 유해 물질로 교체가 필요한 ‘퍼크’ 기계도 교체 비용이 없어 그대로 쓰고 있는 업소들도 있다.
한인 세탁업소들의 불황으로 연관 업체들도 동반 부진에 빠져 있다.
사우스 LA에 있는 ‘클리너스 마트’는 세탁업소의 각종 기계와 관련 품목을 판매하는 업소인데 한 번에 1만달러에서 많게는 100만달러의 매상을 올렸지만 코로나19 사태 중에는 매출이 80% 가까이 떨어지는 불황에 시달려야 했다.
한인 세탁업계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매출 부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한인 세탁소 업주들이 대부분 은퇴 연령에 접어들었다는 데 있다고 LAT는 지적했다.
한인 세탁소 업주들이 가업으로 자식들이 대를 잇는 것을 기피함에 따라 이들이 은퇴하고 나면 한인 세탁업소들은 업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는 한인 세탁업주들이 세탁업을 자식들의 고등 교육 이수를 위한 매개체로 인식한 데 따른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
LAT는 한인 세탁소에 쌓여 있는 수북한 매출 영수증들은UCLA, UC어바인, 스탠포드, NYU에 진학한 2세들의 학비로 지출됐다고 전했다.
한인 세탁소 업주들은 이민 온 이후 세탁업체 투신해 유해한 환경 속에서 장시간의 노동시간도 마다하지 않고 일해 온 것은 이민 2세대들이 고등 교육을 받고 미국 사회에서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것이다. 한인 세탁소 업주들에게 세탁업은 2세들의 성공 열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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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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