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를 대표하는 세단 G80가 큰 인기를 끌면서 300만원으로 스포츠 감성을 더할 수 있는 스포츠 패키지가 출시됐다. 전용 외장색인 강렬한 ‘캐번디시 레드’ 색상을 내장까지 깔맞춤한 G80 스포츠를 만났다.

풀옵션이 장착된 G80 스포츠 가솔린 3.5 터보 다이내믹 패키지 모델은 첫 인상부터 기존 G80과 약간의 차이가 난다. 범퍼 디자인이 보다 날렵하게 바뀌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GV80에 탑재되는 20인치 다크 스퍼터링 휠과 빨간색 캘리퍼의 대형 브레이크다. 미쉐린 타이어와의 조합으로 스포티한 주행을 기대하게 했다. 다만 타이어 외장 디자인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 트레인은 기존 G80과 같다. 하지만 시동을 켜고 달려보니 주행 질감이 완전히 달랐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변경하니 그 매력이 극대화됐다. 엔진·브레이크 제어 기능 등이 꺼지며 그르렁 거리는 배기음과 함께 서스펜션이 단단해지며 노면을 그대로 읽어나갔다. 페달 반응 역시 보다 예민해 졌다. 저속 뿐 아니라 고속에서도 튀어나갈 듯한 힘을 뽐냈다. 3,470㏄ 대형 엔진의 힘이 모두 개방된 덕이다.

G80 스포츠는 기존 G80과 동일하게 380마력, 54kg·m 토크를 발휘한다. 런치 컨트롤을 사용 하면 시속 0㎞에서 100㎞까지 도달하는 데 드는 시간은 4.9초다. 기존 3.5터보 기본 모델(5.1초) 대비 0.2초 단축됐다. 길이 5m에 무게만 2톤인 차량은 고속 코너링에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벤츠 S클래스 등 최고급 사양 차량에 적용되는 후륜 조향 시스템(RWS)도 적용됐다. 지난 2008년 NF소나타에 처음 이 기능을 탑재한 후 13년 만에 제네시스에도 적용한 것이다. 제네시스의 후륜 조향 시스템은 뒷바퀴가 최대 3.5도 돌아간다. 시속 60㎞ 이하에서 뒷바퀴가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그 이상 속도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차량의 회전 반경을 줄여서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대로 차가 나아갈 수 있게 돕는다. 느리게 골목길을 지나거나 주차를 할 때, U턴을 돌 때 빛을 발했다. 기존에 몰던 준중형 세단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뒷좌석에 탑승했을 때에도 편리했다. 컴포트 모드로 놓고 주행하면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부드러운 댐핑으로 방지 턱을 넘을 때도 푹신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다만 꿀렁거림이 느껴진다고 답한 동승자도 있어 만족도에 있어서 개인 차가 있을 것 같다.

옵션으로 적용된 9.2인치 모니터를 통해 뒷좌석에서 많은 것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주행하면서 주변 지역 아파트 시세 등을 모니터로 체크 할 수 있는 기능은 신선했다.

스포츠 패키지지만 세단의 필수 요건인 실내 정숙성도 놓치지 않았다. G80 스포츠에는 주행 중 발생하는 노면 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액티브 로드노이즈 컨트롤(ANC-R)’이 적용돼 스포티한 엔진음은 살리면서도 불필요한 소음은 들리지 않도록 배려해준다.

현대차가 밝힌 공식 복합 연비는 8.3㎞/ℓ다. 에어컨 등을 켜고 달리며 기록한 실제 연비는 도심 7㎞/ℓ, 고속도로 정속 주행 시 13㎞/ℓ 정도였다. 차량의 무게와 성능 대비 나쁘지 않은 성적표다.

G80 스포츠 패키지 선택 시 가격은 △가솔린 2.5터보 모델 5,733만원 △가솔린 3.5 터보 모델 6,253만원 △가솔린 3.5 터보 다이내믹 패키지 모델 6,558만원 △디젤2.2 모델 5,871만원부터 시작한다.

<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