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애창곡 - 강고은 (페어팩스, VA)
‘바람의 노래’라는 노래를 처음 들은 것은 3년 전 여가수 소향의 목소리를 통해서였다.
‘살면서 듣게될까 언젠가는 바람의 노래를’로 시작되는 부분까지는 ‘가사가 참 철학적이구나’라는 생각에 그저 소향의 고급스런 목소리를 음미하는 것에 집중했다. 하지만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수록 가사가 점점 더 진하게 눈에 보이는 듯 크게 다가왔다. 뜻이 너무 궁금한 영어 단어를 사전에서 찾듯 노래 가사를 급하게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그렇게 귀로는 노래를 듣고 눈으로는 가사를 읽으며 ‘바람의 노래’를 처음 들었다.
“보다 많은 실패와 고뇌의 시간이 비켜갈 수 없다는 걸 우리 깨달았네”
너무나도 감사하지만 내겐 버거울 수도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와 관련된 결단을 해야 했을 때여서 인지 ‘실패도 고뇌도 비켜 갈 수 없이 감당하며 견뎌야 한다’는 노래의 메시지는 내가 겪어온 길을 돌아보게 했다. 세상을 살면서 누구나 공감했을 것들에 대한 가사들은 가슴을 적시며 울리는 절절한 시어(詩語)였다. 단 한 번 들었던 ‘바람의 노래’가 나의 불후의 명곡이 되는 순간이었다.
3년의 세월동안 노래를 듣는 귀도 시간에 순응하는지, 소향이 부른 ‘바람의 노래’도 여전히 좋지만 요즘은 원곡자인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를 더 즐겨 듣는다. 공감되는 부분을 따라부르며 여러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이 나의 마음과 같을 수 없고, 나와 상대방의 기준이 같을 수 없다. 하지만 품을 수 없는 작은 내 자신 때문에 사람을 잃기도 하고 얻기도 했다. 그런 순간 듣는 조용필의 목소리는 나를 울컥하게 만든다. ‘바람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상대방을 탓하고 스스로에게 가혹했던 것들이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그저 비켜갈 수 없는, 언젠가 한 번쯤은 겪어야만 했을 일이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너무도 큰 위안이 됐다.
결국 해답은 사랑이라는 노래 가사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건 그걸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 앞에서 겸손하기로 한다. 바람이 지나가며 꽃을 흔든다. 바람이 꽃을 흔드는 이유도 사랑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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