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급등, 각종 비용 다 올라…회원들 반발, 실제 인상 어려워
▶ 장기적 재정건실화 방안 마련해야

한인 경제단체들이 협회 운영 경비의 급격한 상승으로 회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옥타 LA의 최근 세미나 행사 모습.
미국 경제를 덮친 역대급 인플레이션에 한인 경제단체들이 연회비 인상을 고민하고 있다. 물가가 비싸지면서 단체를 유지하는데 드는 각종 부대 비용도 올라간 탓인데 오미크론 경제 충격으로 타운 경제도 녹록치 않아 회비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급등한 인플레이션에 한인 경제단체들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LA 카운티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올랐는데 이는 1990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주거비가 렌트비 상승으로 4.6% 올랐고 가스비(18.3%), 전기료(16.2%) 등 단체를 운영하는데 드는 비용이 모두 크게 올랐다. 경제단체와 같이 매년 정해진 예산을 활용해 운영해야하는 조직 입장에서는 단기간 급등한 물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제단체들 내부에서는 최근 인플레이션을 계기로 연회비를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인력 고용은 물론이고 각종 행사를 운영할 때 드는 대관 비용까지 안 오른게 없다”며 “갈라쇼나 골프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모금을 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회비를 올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회비는 현재 경제단체별로 차이가 있다. LA 한인상공회의소(상의)가 사실상 연회비인 이사 회비로 연 1,200달러를 받고 남가주한국기업협회(KITA)는 800달러, LA 한인무역협회(옥타 LA)는 750달러를 받고 있다.
문제는 연회비 인상을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최근 타운 경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여파에 한 풀 꺾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회비 인상 카드를 꺼내면 회원들이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특히 경제단체들 회원사 중에서는 무역으로 매출을 올리는 벤더사들이 많은데 최근 물류대란 탓에 돈이 돌지 않는 상황이어서 재정에 여유가 없는 기업들이 많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연회비를 올리면 차라리 탈퇴하겠다는 회원들도 많다”며 “운영진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상황이 문제이긴 하지만 한인 경제단체들이 애초 튼튼한 재정을 갖추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한인 경제단체들은 재정에 여유가 없어서 특정 사업을 하기 위해서 회장단이 자비를 지출하거나 급조한 모금 행사로 돈을 메꾸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상의의 경우 회장으로 취임하기 위해서는 임기 시작 직후 1만 5,000달러의 보증금을 내야 하는데 재임 기간 적자가 발생하면 해당 비용을 보증금으로 처리해야 한다. 이외에도 각종 장학행사, 골프행사 등을 개최할 때 회장단이 자비를 써야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회원사 수가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회장이 되면 부담이 크다”며 “신임 회장 경쟁이 사라진 것도 당선되면 돈을 대거 써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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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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