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 연구팀 “18개월 내 임상시험 전망…장기부족 완화 기대”
캐나다 연구진이 기증된 이식용 장기의 혈액형을 바꿔 환자 혈액형 종류와 관계없이 이식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 만성 장기 부족 문제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영국 더타임스(The Times)가 17일 보도했다.
캐나다 토론토 아즈메라 이식센터 마르셀로 사이펠 박사팀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서 A형과 B형 혈액을 지닌 기증자에게서 적출한 장기를 사람의 장에서 추출한 효소에 담그는 방법으로 혈액형을 바꿔 환자 혈액형과 관계없이 이식할 수 있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기증된 장기를 이식하려면 먼저 기증자와 이식받을 환자의 혈액형이 같아야 환자 면역체계가 이식된 장기를 공격해 발생하는 '급성 거부반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혈액형은 적혈구 세포 표면에 있는 당(糖) 분자인 항원에 따라 A항원이 있으면 A형, B항원이 있으면 B형으로 나뉜다. A항원과 B항원이 모두 있으면 AB형, 두 항원 모두 없으면 O형이 된다. A항원과 B항원은 장기의 혈관 표면에도 있을 수 있다.
문제는 혈액형이 맞지 않는 장기가 이식되면 환자의 면역체계에 있는 항체가 장기를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공격해 급성 거부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A항원과 B항원을 공격하는 항체가 모두 있는 O형 환자의 폐 이식 대기 시간은 A형 환자의 평균 2배나 된다. 신장 이식의 경우에도 A형이나 AB형 환자는 대기시간이 2∼3년인데 비해 O형이나 B형은 평균 4∼5년이나 된다.
논문 제1 저자인 토론토대 아이조 왕은 폐 이식이 필요한 O형 환자의 경우 적합한 장기를 기다리는 동안 사망할 위험이 다른 혈액형보다 20% 높다며 "모든 장기를 O형으로 바꾼다면, 혈액형 장벽을 완전히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장기에 영양분을 운반해주는 액체를 기계적으로 공급해주는 장치인 '체외 폐 관류'(EVLP : Ex Vivo Lung Perfusion) 시스템을 이용해 기증된 폐를 환자의 혈액형과 관계없이 이식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사이펠 박사는 기증된 장기에 적합한 환자를 찾지 못해 소중한 장기가 버려지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 연구를 시작했다며 18개월 안에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모든 혈액형에 이식할 수 있는 범용 장기를 만드는 것은 곧 기증자와 환자의 혈액형을 맞춰야 하는 장벽을 없애고 의학적으로 긴급한 환자에게 먼저 장기를 이식,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장기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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