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수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비만대사센터장)

박성수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장은“고도 비만은 약물이나 식이 조절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지만 비만 대사 수술은 압도적으로 효과가 좋은 치료법”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국내 비만 인구가 2016년 30.5%에서 2018년 32.0%로 늘었고, 고도 비만인 사람도 5.1%에서 6.1%로 증가했다. 특히 20, 30대 젊은 층의 비만 인구도 두드러지게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체질량지수(BMI) 35㎏/㎡ 이상인 고도 비만 환자에게는 복강경으로 이뤄지는 위ㆍ장관을 절제하는 ‘비만 대사 수술’이 권장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만대사센터장을 맡고 있는 박성수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고도 비만이 되면 당뇨병ㆍ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뿐만 아니라 지방간ㆍ통풍ㆍ수면무호흡증 등 다양한 질환에 노출된다”며“약물 치료나 식이 조절 등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어 비만 대사 수술이 압도적으로 효과가 좋은 유일한 고도 비만 치료법”이라고 했다.
-비만 대사 수술이 왜 필요한가.
비만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고 유일한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위암의 경우 암 부위를 절제하는 것이 유일한 완치법인데 비만도 마찬가지다. 갖은 노력에도 체중 감량에 실패하고 몸무게가 오히려 늘어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비만 대사 수술은 이런 ‘요요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강력한 치료법이다. 게다가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ㆍ고혈압ㆍ이상지질혈증 같은 기저 질환부터 지방간ㆍ통풍ㆍ수면무호흡증 등 동반 질환도 크게 개선된다. 최근 비만 대사 수술이 고도 비만 환자에게서 췌ㆍ담도암ㆍ대장암 등 각종 암을 예방하고 수명도 늘린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비만 대사 수술 후 체중이 어느 정도 감량되나.
평균적으로 30% 정도 몸무게가 줄어든다. 수술 전 체중에 따라 목표 체중과 기간 설정이 달라진다. 예컨대 수술 전 90㎏이었다면 6개월 내 30% 감량을 목표로 하지만, 수술 전 130㎏이었다면 1년 이후에 35%를 줄이는 식이다. 수술 후 식이 요법과 운동 등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목표를 달성하는 시간이 달라진다. 체중 감량 추세가 깨지면 약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요요 현상을 걱정하는 환자가 있는데 극히 예외적이다. 대부분 원래 체중의 30% 정도를 줄이고 이를 10년 이상 유지한다. 장기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체중 변화가 없거나 아주 약하게 늘어나는 정도다.
-비만 대사 수술은 어떻게 하나.
비만 대사 수술은 위밴드삽입술ㆍ루와이위우회술ㆍ위소매절제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위밴드삽입술은 위 윗부분을 밴드로 조여 위 크기를 줄여 주는 수술인데 요즘 권장되지 않는다. 이전에 이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도 제거하길 권한다. 수술은 간단하지만 이물질인 밴드가 몸속에 오래 있을수록 감염으로 인한 출혈이나 위식도 역류 질환 같은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크고, 수술 효과도 높지 않아서다.
루와이위우회술은 위를 식도 부근에서 작게 남기고 잘라 나머지 위와 분리한 뒤 소장과 연결하는 수술이다. 남은 위 크기가 매우 작고, 음식 섭취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장 일부분을 음식물이 통과하지 않고 우회하기에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크다. 그러나 만약 작게 남겨 둔 위에서 암이 생겼을 때 내시경 검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한계다. 게다가 우리나라 위암 발병률이 높아 루와이위우회술을 권장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의사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위소매절제술을 우선적으로 권장한다. 위소매절제술은 위장을 세로 방향으로 잘라낸 뒤 바나나 모양으로 성형해 덜 먹게 하는 수술법이다. 즉, 위에서 잘 늘어나는 부분인 위저부(위 상부)를 제거해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수술이다. 위 크기가 작아져 자연스럽게 소식(小食)하게 되고 소장을 건드리지 않아 수술 후 영양소 결핍 같은 문제가 생길 위험도 적다.
-비만을 의지만으로 치료할 수 있나.
비만은 절식하고 운동만 하면 고칠 수 있는데 의지가 부족해 고치지 못한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아주 잘못된 말이다. 담배나 우울증처럼 혼자 노력으로 고치기 어렵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BMI 35㎏/㎡ 이상인 고도 비만 환자는 식이 요법과 운동만으로 몸무게를 20~30% 줄이고 10년 이상 요요 현상을 겪지 않고 유지하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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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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