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1월부터 서방과 핵심 정보 공유…러시아 압박·제재 외교 견인
▶ 침공 이후 정보전도 준비…전쟁범죄 폭로·러시아 선전전 대응
"미국이 전쟁을 막지는 못했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감행할 것이라고 말한 모든 일이 일어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둘러싸고 미국이 막후에서 펼쳤던 숨 막혔던 첩보전의 전말을 공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정보기관이 입수한 첩보를 토대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의도가 있다고 사전에 폭로했고, 실제로 러시아 군대는 100여기가 넘는 미사일을 발사하고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로 진격해 들어갔다.
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극히 이례적으로 공개한 정보들은 푸틴의 진정한 의도를 전 세계에 보여줬다"며 "일반적 상황이라면 결론을 내는 데 몇 달이 걸렸을 대러시아 제재를 놓고 동맹국의 지지를 끌어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첩보전은 작년 11월부터 본격화됐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첩보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했고,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방문했다.
이후 미국은 푸틴의 침공 계획을 유럽 동맹과 비밀리에 공유했다.
미국 관리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근에 주둔한 병력을 배로 늘릴 것이고, 침공을 위해 육·해·공군과 포병을 어디에 배치할지를 설명했다.
침공 구실을 마련하기 위한 러시아의 거짓 선전전과 위장 작전, 사이버 공격 계획도 미국 정보망에 포착됐다.
미국은 이 정보를 영국,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EU) 지도자들과 공유했다.
하지만, 서방 진영 일각에선 이 정보의 신뢰성에 회의론을 제기하리도 했다.
과거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사태에서 드러났던 미국의 정보 실패 사례가 이런 시각을 부추겼다.
그러나, 미국은 계속 이들을 설득했다. 푸틴이 침공 계획을 실행에 옮길지 알 수 없으나 의도는 분명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나토는 즉각 러시아가 침공의 빌미를 만들고 있다는 경고음을 냈고 미국과 영국 정부는 잇따라 러시아의 계획을 공개적으로 폭로했다.
우크라이나 공격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압박하겠다는 의도였다.
미국은 러시아 제재를 위해 서방 진영 단일대오를 만드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특히 독일이 러시아와 자국을 잇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성과였다.
독일은 천연가스 공급 차질을 우려해 이 가스관을 제재 대상에 넣는 데 미온적이었으나 러시아 제재를 위해 이를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CNN 방송은 미국 정부가 러시아 침공 이후에도 각종 정보를 계속 공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점령군이 아닌 '해방자'로 포장하는 러시아의 향후 선전전에 대응하고, 전쟁 범죄를 폭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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