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국 압박에 코너 몰린 애플·구글·메타’
▶ “러에서 애플 서비스 멈춰달라” 페도로프 부총리, 팀 쿡에 서한…구글·메타·넷플릭스에도 요청, 러 “잘못된 정보 전달 막겠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애플·구글·메타플랫폼(옛 페이스북) 등 미국 빅테크에 러시아에서의 서비스 운영과 제품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빅테크에 사실상 러시아 사업 철수를 촉구한 것이다.
이미 자국 내 법인 설립 등을 강제한 러시아도 빅테크 기업의 콘텐츠 통제에 들어가 자국에서 페이스북 접촉 등을 제한하며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불똥이 빅테크에 본격적으로 튀기 시작했다는 관측 속에 빅테크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26일 블룸버그·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전날인 25일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디지털혁신장관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에게 정부 직인이 찍힌 서한을 보내 “앱스토어를 포함해 애플의 서비스와 제품을 러시아에 공급하는 일을 멈춰달라”며 이같이 요청했다. 페도로프 부총리는 “2022년에 탱크와 미사일에 맞설 무기는 혁신 기술”이라며 “애플이 제품과 서비스 판매를 중단해야 러시아의 상당수 인구가 자국의 무자비한 폭력 행위를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스마트폰을 비롯한 가전 제품은 미국 내 기업의 러시아 수출 제재 대상 품목에서 제외돼 있지만 애플에 더 강화된 선제 조치에 나설 것을 요구한 셈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애플뿐 아니라 구글·메타·넷플릭스에도 러시아에서의 서비스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쿡 CEO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공식 요청에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애플을 비롯한 많은 빅테크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것은 자사 서비스를 담보로 러시아 정부로부터 ‘상륙법(Landing Law)’을 이행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상륙법은 자국 내 법인 설립 또는 사무소 개소를 요구하는 것으로 러시아는 최종 이행 시한을 2월로 못 박았다. 이미 시한이 다된 셈이다. NYT는 “러시아 정부의 자국 내 법인 설립 요구는 빅테크를 통제하고 온라인상 검열 행보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빅테크 기업에 러시아에 법인을 설립하거나 사무실을 열라고 요구하는 내용의 이 법안에 서명했으며 지난달부터 법안이 시행됐다. 이는 일간 활성 이용자 수 50만 명 이상인 외국 웹사이트나 소셜미디어플랫폼을 대상으로 하며 애플·구글·메타·트위터·틱톡·텔레그램 등 13개 기업에 해당된다.
이들은 러시아의 인터넷 규제 당국인 로스콤나조르에 개인 계정을 등록해 상시 연락을 취하고 협력해야 한다. 만약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할 뿐만 아니라 광고 수익 창출이 금지되고 검색 엔진 운영, 이용자 데이터 수집, 결제 등 서비스의 핵심 운영에도 제약이 생긴다. 이 때문에 이를 ‘인질법(Hostage Law)’이라고 부르며 비판하기도 한다.
로스콤나조르에 따르면 애플·틱톡·스포티파이는 법에 정해진 사항을 실행했고 구글은 관련 사항을 이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다수 러시아인들이 쓰는 주요 메시지 앱인 텔레그램은 현재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메타와 트위터는 일부 요구 사항을 충족했지만 정부가 삭제를 요구하는 콘텐츠에 대한 관리 시스템은 바꾸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러시아는 이미 보복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날 트위터는 러시아의 일부 이용자들에게 서비스가 차단됐다고 밝혔다. 트위터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잘못된 정보가 전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추천 기능과 광고 기능을 중지한다고 밝히자 러시아 측에서 트위터 차단이라는 강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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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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