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기간에 우크라 함락 목표 달성 실패…젤렌스키 정권 교체 포기한 듯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단기간에 항복을 받아내겠다는 목표 달성에 실패한 러시아에서 태세 전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최근 러시아 정부가 발신하는 메시지의 변화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의 외교적 해결 가능성에 대한 희망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내세운 요구는 크게 우크라이나의 탈(脫)나치화와 중립국화라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러시아의 주장에 등장하는 '나치'는 실제 독일의 나치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러시아 정부가 적대시하는 세력에 대해 사용하는 상투적 표현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한 적대감이 담긴 용어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침공 직후 우크라이나 정부를 "마약중독자들과 네오 나치 집단"이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결국 러시아가 목표로 설정한 탈나치화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 교체를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 중에서 나치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터키 안탈리아에서 우크라이나 측과 회담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젤렌스키 정권의 교체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반 티모페예프 러시아 국제문제위원회(RIAC) 프로그램 국장은 "확연하게 달라진 분위기"라며 "러시아가 좀 더 현실적인 자세를 취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군이 강력한 저항에 발이 묶인 사이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원과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국내 지지가 강화됐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권 교체는 달성할 수 없는 목표가 됐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중립국화에 대해선 젤렌스키 정권도 유연한 입장이다.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영토 인정 문제에 대해선 우크라이나가 난색을 보이고 있지만, 협상이 불가능한 부분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다만 푸틴 대통령 입장에선 당초 주요 목표로 설정한 우크라이나의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할 경우 러시아 내부에서 후폭풍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우크라이나 중립국화라는 제한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쟁까지 치러야 했느냐는 여론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군이 최근 병원을 폭격하는 등 민간시설과 군사시설을 가리지 않고 공격을 강화한 것도 이 같은 가능성을 감안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티모페예프 국장은 "러시아는 타협을 통해 친(親)서방인 젤렌스키 정권을 그대로 둘지, 자신들에게도 피해가 큰 전쟁을 계속할지 두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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