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주의회에 ‘주 4일 근무제’ 법안이 발의돼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캘리포니아에 있는 회사의 주당 정규 근무시간은 32시간으로 조정되고, 이외 시간에는 오버타임으로 비용을 처리해야 한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막대한 부담이 더해지는 것인만큼 한인 업주들을 포함한 기업과 비즈니스계가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마크 타카노 주 하원의원은 최근 주 4일 근무제 법안을 발의했다. 타카노 의원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적·정치적·사회적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며 “주 4일제 법안이 미국인들의 고용 경쟁력을 높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이후 재택근무가 일터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이제는 주 4일제 근무 형태도 도입이 현실화 됐다는 것이다.

주 4일제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가주의 모든 회사에서는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자들의 근무 시간이 주당 32시간으로 줄어들게 되는데 이외에도 더 일을 하게 되면 오버타임으로 적용받게 된다. 초과 근무 수당은 정규 근무시간 지급 비용보다 훨씬 더 큰 만큼 업주 입장에서는 임금 부담이 훨씬 더 커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과 비즈니스계에서는 주 4일제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인 업계에서도 주 4일제 근무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가 많다. 한인타운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주 4일제 시스템은 서비스 업종에서는 도입이 불가능한 제도”라며 “안 그래도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직원들이 하루 더 쉬면 식당을 운영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실제로 주 4일제가 현실화되면 근로자 입장에서는 임금 삭감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법안 취지를 살리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한인타운의 사업주는 “직원들 입장에서도 월급이 줄기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 4일제 도입은 너무 이르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IT 업계를 중심으로 주 4일제 도입을 시작하는 회사들도 많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직원들의 퇴직 행렬을 막는데 주 4일제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볼트가 주 32시간 근무제 영구 도입을 결정했고 또 다른 기술 회사 베이스캠프도 여름 시즌에 한정해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제이슨 프리드 베이스캠프 최고경영자(CEO)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할 수 있는 한 일을 많이 하려는 집착은 건강에 좋지 않다”며 “우리는 주 4일제 도입이 직원들의 삶에 가치 있는 결정이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주 4일제 근무는 특히 젊은 직원들에게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CNN에 따르면 증권회사 제프리스가 팬데믹 이후 회사를 그만둔 22세~35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0%는 주 4일 근무를 찬성한다고 답변했다. 특히 해당 노동자들 중 3분의 1에 달하는 32%는 주 4일 근무를 제안받았다면 회사를 그만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