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가주 렌트 중간가 2,744달러, 연 13% ↑
▶ 매년 급상승세… 5년 전 대비 25% 급등, 전국서 노숙자 전락 세입자들 급증 현상

LA 한인타운 아파트 렌트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박상혁 기자]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물가 인상 속에 주택 렌트비마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한인 세입자들의 주거 환경이 위협을 받고 있다.
아파트 중간 렌트비가 3,000달러에 육박하면서 렌트비 급등에 생활비 부담까지 더해지자 가뜩이나 실질 임금도 줄어든 상황에서 좀더 안락한 환경의 아파트로 이사는 언감생심이고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태다. 오히려 렌트비 급등세가 장기화되면 고령자부터 자칫 거리로 나앉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감돌고 있다.
코로나19이 진정세로 접어들자 코로나19 이전으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한인 세입자들에게 ‘포스트 코로나’의 현실은 렌트비 급등이라는 ‘냉혹한 오늘’이 되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질로우’(Zillow)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남가주 중간 렌트비는 2,744달러로 3,00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렌트비 상승에 LA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전국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 1월 LA 지역 중간 렌트비는 2,744달러로 전년 2,437달러에 비해 13% 상승했다. 5년 전인 2007년 같은 기간의 2,167달러와 비교하면 26%를 넘는 인상폭을 보일 정도로 LA 렌트비는 매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1베드룸 아파트에서 2베드룸 아파트로 이사를 포기했다는 한인 이모씨는 “한인타운에서 2베드룸 아파트의 렌트비는 3,000달러대가 대부분”이라며 “이사를 하게 되면 아파트 렌트비를 내고 나면 생활하기가 어려워 2베드룸 꿈은 접은 상태”라고 아쉬워했다.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주민의 약 55%가 급등한 렌트비로 인해 재정적인 여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특히 미 전역에서 3번째로 비싼 렌트비를 기록하고 있는 LA의 세입자들은 가구 소득의 46%를 렌트비로 내고 있을 정도다.
이민 생활 10년 차인 한인 김모씨는 “이민 초기에 렌트로 시작해서 차곡차곡 모으면 나중에 대출을 좀 얻으면 내 집을 장만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이라도 있었다”며 “매년 오르는 렌트비를 감당하다 보니 저축은 커녕 이제 렌트비 부담에 ‘벼락 거지’가 된 기분”이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렌트비 급등으로 인한 세입자들의 어려움은 비단 한인타운의 한인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국 전역에서 렌트비 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인들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인 ‘아파트먼트리스트닷컴’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전국 렌트비는 33%나 치솟았다. 이로 인해 특히 50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거주지를 잃고 노숙자로 전락하는 사태가 빚어지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고 AP 통신이 10일 전했다.
미국 인구 조사에 따르면 55~66세의 남녀 가운데 약 절반이 은퇴에 대비한 예금이 없어 노후 생활에 취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사회보장연금의 월평균 지급액은 1,658달러이지만 고령 노숙자의 상당수가 근속 연수가 짧아 상대적으로 적은 수입으로 평균보다 적은 액수의 연금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65세 이상 시니어 중 연금수당을 받지 못해 저소득층 생활보조금(SSI)이 주어지는데 월평균 841달러에 불과해 웬만한 지역에서 아파트 렌트비를 부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펜실베니아대는 지난 30년간의 인구자료를 근거로 연구한 결과 노숙을 경험한 65세 이상의 미국 인구가 현재 4만 명에서 2030년에는 1만6,000명으로 4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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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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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많던 거리의 홈리스들이 어디로갔을까...시에서 홈리스들에게 방하나씩 나눠주는데 방이 있을리 없지..민주당 만세..모든 홈리스들은 켈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