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의 '2인자'인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과거 남자친구에게 불리한 기사를 막으려 영국 매체에 압력을 행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샌드버그 COO는 자신과 교제하던 보비 코틱 액티비전블리자드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기사를 보류시키기 위해 지난 2016년과 2019년 각각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 측과 접촉했다.

데일리메일의 디지털 버전인 메일온라인은 지난 2014년 코틱 CEO가 전 여자친구를 괴롭힌 혐의로 법원에서 접근금지 가처분 명령을 받았다는 내용의 판결문을 입수해 이 사안을 취재 중이었다.

이에 샌드버그와 코틱은 두 회사의 직원들, 돈을 주고 고용한 외부 변호사들로 팀을 꾸려 메일온라인의 기사 송고를 막기 위한 설득 작업에 나섰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이 WSJ에 밝혔다.

당시 코틱은 샌드버그가 2016년 데일리메일 측에 '그 기사가 나간다면 데일리메일과 페이스북의 사업 관계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최근 페이스북은 샌드버그가 회사 규정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의 행동에 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샌드버그와 가까운 관계자들은 그가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진 않았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페이스북이 뉴스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샌드버그의 전화가 데일리메일에 일종의 경고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그가 페이스북을 직접 들먹이거나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샌드버그는 메일온라인이 다시 코틱에 관해 취재하던 2019년에는 데일리메일 창업주의 후손인 조너선 함스워스에게 직접 메일을 보냈다.

편집권에 관여하지 않는 함스워스는 메일온라인 편집국장에게 이 문제를 넘겼고, 편집국장과 샌드버그가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코틱 CEO는 사내에 만연한 성폭력과 괴롭힘 사건들을 묵살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직원들로부터 사임 압력을 받았으나,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MS)에 회사가 인수되면서 최소 내년까지 자리를 보전할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