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4일에 열린 와싱톤 복지상조회 15차 총회에서 4년간 봉사 해 왔던 총무직 임기를 마치고 회원님들께 이임 인사까지 드리고 나니 순간적으로 홀가분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섭섭하고 또 아쉬운 느낌도 들었다.
“홀가분하다는 생각”은 늘 마음 한 구석을 짓누르고 있었던 책임감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어쩌면 당연한 표현일 수도 있다. 주로 연로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봉사활동이어서 말 한 마디,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정말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섭섭하고 또 아쉬운 느낌”은 지난 4년간 회원님들께 좀 더 잘해드릴 수도 있었을 텐데 혹시 내가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나 하는 반성과 함께 처음 시작했을 때 낯선 일과 분위기에 적응하기 어려웠던 일들이 이제는 손에 익어서 얼마든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데 그 자리를 떠나야 한다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 과거의 경력이나 활동 경험과는 전혀 다른 영역에서 지나간 4년간의 봉사활동은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특별한 기회였다.
“봉사활동”이라고는 대학교에 근무할 때 학생들과 함께 ‘하계 농촌 일손 돕기 봉사활동’ 경험이 전부였던 내게 와싱톤 복지상조회 총무직은 낮선 일이기는 했으나 보람과 가치를 알게 해 준 값진 경험이었다..
특별히 매사에 적극적이고 사회 경험이 풍부한 회장님과 임직원님들의 도움 그리고 회원님들의 격려와 사랑을 받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대과 없이 떠날 수 있게 되어 그동안 도움을 주셨던 여러분께 “고맙습니다” 라는 인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난 4년간 상조회 일을 하면서 아직도 내 기억 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은 “부모는 부모다”라는 말이다. 우리 상조회에 가입 하시려는 분들과 말씀을 나누면서 매번 듣는 이야기는 “사후의 일까지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라는 것이었다.
물론 어렸을 때 부모님과 같이 힘들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자라서 이제는 부모를 봉양할 모든 여건을 갖추고 있지만 그래도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사후의 뒤처리까지 부담시킨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부모가 해야 할 일이 있고 자식이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주장을 굽히시지 않는 모습을 뵐 때마다 “부모는 부모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을 표현한 김형영 님의 시(詩) “꽃구경 - 따뜻한 봄날’은 읽는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는데 가수 장사익 씨가 이 시(詩)에 곡을 붙여 아들의 등에 업혀 죽음의 길을 가면서도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노래한 ‘꽃구경’을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
이제서야 나도 철이 들었나 보다.
<이규성/수필가,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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