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서 시신 48구 발견, 2명 병원서 사망
▶ 남미 불법 이민자 추정… 당시 기온 섭씨 40도

샌안토니오시 남서부 외곽에 주차된 대형 트레일러 안에서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돼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있다. [로이터]
▶ 공화당 “바이든 때문” 정치 공방 거세져
멕시코와 맞닿은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외곽에 주차된 대형 트레일러에서 불법 이민자로 추정되는 60여명이 죽거나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연방경찰은 28일 샌안토니오 남서부 외곽 철도 선로 옆 수풀가에 주차된 대형 트레일러 안에서 시신 48구를 확인했고, 병원으로 옮긴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앞서 샌안토니오 소방당국이 이날 해당 트레일러 안에서 시신 46구를 확인하고, 미성년자 4명을 포함한 16명을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힌데서 사망자 숫자가 늘어난 것이다.
이들은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건너온 불법 이민자로 추정된다. 구체적인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날 샌안토니오의 기온이 섭씨 40도에 달한 만큼 달궈진 트레일러 안에서 질식사한 것으로 보인다. 사상자 규모로만 보면 미국 남부 국경에서 발생한 이민자 사망 사건 중 최악의 참사다.
앞서 샌안토니오에서는 2017년 냉방장치가 고장 난 트레일러에 갇혀있던 10명이 질식과 뇌손상으로 사망한 채 발견된 바 있다.
2003년 5월에는 텍사스 빅토리아 인근에 있던 트레일러에서 중남미 밀입국자 100여 명 중 19명이 질식으로 숨지기도 했다. 1990년대 초 이후 트레일러가 새로운 밀입국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판박이 수준의 참사가 반복되는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이민자 정책을 두고 대립하는 미 정치권의 갈등 수위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지대에 거대 장벽을 세우는 등 이민자에 대한 ‘무관용’ 정책으로 일관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장벽 건설을 중단하고 이민자에 상대적으로 너그러운 포용 정책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불법으로 미국 국경을 넘으려는 이민자 숫자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만 해도 벌써 150만 명에 달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30% 늘어났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주지사는 자신의 SNS에 “이 죽음은 바이든 때문”이라며 “그의 치명적인 국경 개방 정책의 결과”라고도 주장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도 이민자 문제를 연결고리로 민주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일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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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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