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미국 내 물류창고 직원의 근무 태도를 지나치게 엄밀히 평가해 억압적인 노동 환경을 조성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뉴욕 스태튼 아일랜드 아마존 물류창고 전 직원이자 현 아마존 노동조합원 제럴드 브라이슨의 사례를 들었다.
2018년 재고 수량을 세는 일을 한 브라이슨은 상사에게 '지원 피드백 문서'를 받았다. 이 문서는 그가 물품 20개를 19개로 잘못 집계하는 등 올해만 22번 실수했다며 1년 안에 6번 더 실수하면 해고된다는 '경고장'이었다.
실수를 줄이기 위해 작업 속도를 늦추자 이번에는 회사는 1시간에 상품 478개를 집계하길 기대하는데 그는 295개밖에 세지 못했다는 질책이 떨어졌다.
결국 2020년 아마존은 그를 해고했고 이와 관련, 미국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연방 법원에 회사를 고발했다. 4월 법원은 브라이슨이 직장 내 안전 조건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불법 해고됐다며 아마존에 재고용하라고 명령했지만 아마존은 "브라이슨을 해고한 건 그가 동료 직원을 헐뜯었기 때문"이라며 항소했다.
로이터통신은 브라이슨의 사례 외에도 아마존이 2020년 4월까지 1년간 스태튼 아일랜드 물류창고 직원 5천300명을 대상으로 경고장 1만3천 건을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평균적으로 모든 직원에 1년에 경고장을 2장 이상 받은 셈이다.
2020년 12월 기준 평균 4천2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뉴저지주 로빈스빌 물류창고에는 2020년 4월까지 1년간 1만5천 건 이상의 경고장이 떨어졌다. 코네티컷주 노스헤이븐 직원 4천800명도 같은 기간 경고장 5천 건 이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마존은 새벽 2시57분에 '작업을 6분 중단했다'는 경고장을 보냈는가 하면 지난 몇주간 할당량을 초과해 일한 것은 고려하지 않고 "회사의 생산성 목표 100% 중 94%만 달성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쉬는 시간을 4분 초과했다는 경고를 받은 직원도 있었고 한주에 1만5천800개 물품을 처리한 직원은 "4개가 주문과 다르다"는 경고장을 받았다.
로이터통신은 이 기록과 전·현직 아마존 직원 인터뷰로 따져보면 이들이 회사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빠르고 정확하게 업무를 마쳐야 하는 과중한 부담에 시달렸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회사가 설정한 목표량은 공평하고 팀 대부분이 실제로 수긍했던 내용에 기반한다"라며 직원에게 비판보다는 칭찬을 더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아마존이 그동안 얼마나 일상적으로 직원의 실적을 세세하게 측정하고, 기대에 조금이라도 미치지 못하면 책임을 물었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직원들은 이 같은 환경 때문에 전국적 노조 결성이 촉진됐다고 주장했다. 아마존에서는 올해 3월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결성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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