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몸과 마음 운동이다. 쉬운 운동은 아니지만 남녀노소 어울려 칠 수 있는 몸과 마음을 단련하는 신비한 운동이다. 골프 18홀은 한 인생을 보내는 것과 같다. 매홀 거대한 마음으로 시작하나 시작의 마음을 끝까지 가져가기 어렵다. 내 마음 대로 안 된다. 나날이 발전이 안 되는 것 중에 첫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 잘 치고 못 치고도 문제지만 얼마만큼 매너 있게 상대방을 배려하며 존중하는 사람들을 만나서 즐기는 게 더 중요하다.
내가 치는 타수를 남모르게 고치기 쉬운 정직하게 쳐야 하는 신사의 운동으로 게임이 끝났을 때 모자를 벗으며 상대에게 경의를 표해 주는 멋진 운동으로 잘 칠 때 박수를 보내지만 상대 선수가 잘 못치기를 기원하는 나도 모르는 위선이 나올 수 있는 운동이다.
깊은 성찰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고급스럽고 우아한 운동이지만 10년을 친 사람이나 30년을 친 사람이나 사람에 따라 변함없이 규칙을 안 따르며 치는 사람이 많다.
매번 새로운 느낌으로 깨달아 가며 치는 게 인생살이와 거의 같다. 땅바닥에 놓인 공을 몇 동작 안 되는 스윙을 하면 되는 운동인데 어제는 잘 맞았는데 오늘은 왜 안 되는지는 조물주가 만들어 놓은 내 몸 상태의 변화하는 신비를 느끼게 해주는 운동이다.
미운 마음이 있을 때는 맞을 수가 없고 불편한 사람과도 제대로 될 수가 없다. 잘 치는 사람과 칠 때 덩달아 잘 쳐지기도 하지만 주눅이 들면 그나마 맞던 샷이 안 맞는다. 건방지게 얕잡아 보고 시작한 날은 여지없이 안 맞는다. 겸손하고 신중하며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쳐야 한다. 그래서 인생과 비교가 되는 깨달아 가며 치는 운동이다. 갈수록 힘이 들어가는 것은 갈수록 내 마음이 요동을 친다는 것이다.
18홀 치면서 내내 불교의 108번뇌 속에 볼을 때리며 108mm 홀 속으로 공을 넣는 작업이 마음을 닦는 불교와 골프가 전생에 무슨 인연이 있는가. 뭔가 상통하는 게 있다. 수도자의 마음으로 시작해서 침착한 마음으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자연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차분히, 끝까지 차분했을 때 더욱 하늘의 동요되지 않는 변함없는 마음을 깨닫는 시간이 된다.
<이근혁 / 패사디나,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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