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차별의 역사는 뿌리가 깊다. 암암리에 만연해있던 아시안 차별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증오범죄의 형태로 폭발해 현재 미국이 안고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의 하나가 됐다.
통계적으로 봐도 팬데믹 기간 2년여 간 전국에서 신고 된 아시안 대상 인종증오 사건 및 범죄 행위가 1만1,500여 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으니, 산술적으로 하루에 15명 이상의 아시아계가 증오의 표적이 되거나 피해를 당한 셈이다. 아시안을 향한 무차별적 증오는 그 대상이 한인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증오범죄 증가만큼이나 우려를 더하고 있는 현상이 미국 내 아시안들의 총기 구매 증가세다. 이번 주 더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증오 폭력을 포함한 아시안 겨냥 범죄가 급증하면서 스스로를 보호하겠다는 생각으로 총기 구매에 나서는 아시안이 많아졌다고 한다.
증오나 폭력 범죄의 타깃으로 내몰리고 있는 아시안들의 ‘증오 척결’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갈수록 오히려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절망감은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총을 소유하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총을 갖는다지만, 잘 알려진 필라델피아 대학의 총기 사건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 연구에 의하면, 총을 가진 사람은 총격 또는 다른 방법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총이 없는 경우보다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기 방어를 위해 권총을 빼들었을 경우에 총에 맞아 숨질 가능성은 이보다 훨씬 높았다.
집안에 총기가 있을 때 총기를 이용한 자살, 그리고 오발 등 사고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부모가 총을 잘 간수하지 않아서 어린 자녀가 총을 만지다가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때때로 일어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총이 없을수록 비극적 폭력은 줄어든다. 폭력을 막기 위한 총 구입은 더 큰 폭력을 부를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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