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낮게 내리는 깊은 산속 검은 구름 그림자 늙은 소나무 사이로 스며들 때 구슬프게 뻐꾸기가 울었다
성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두 번째 가파른 언덕길 아래 들려오는 어머니 목소리 뒤돌아 본다 아기울음으로 되돌아 오는 소리 어린 시절 슬픈 기억으로 두려움 속에 눈을 감았다
다리가 흔들거리는 삼촌과 함께 걷던 어둠의 길 가파른 언덕에는 붉은 꽃이 피어 있었고 그날 어머님 무덤에 떨어진 꽃잎처럼 저녁놀 붉은 빛은 내 가슴속에 슬픔으로 물들었다 눈물에 섞어 마신 술 비틀거리는 삼촌의 걸음 어둠의 언덕으로 향하던 다리 갑자기 옆에서 울부짖는 여우소리 깜짝 놀라 절벽으로 구르던 다리
피투성이가 되어버린 두 다리 지게꾼 등에 매달려 가쁜 숨을 몰아 쉬던 삼촌의 마지막 모습이 머릿속에 붉은 피로 물들어 나는 보았다 하늘의 뜻을 여우가 울부짖는 아기 울음소리
어둠이 내리는 저녁이 되어 다시 찾아 온 고갯길 붉은 꽃잎 얼굴에 부딪히고 절벽 구석에는 삼촌의 두 다리가 아기 울음 속에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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