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2023년은 60간지 조합에서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한다. 토끼는 영리한 동물이고 검정색은 지혜를 상징한다. ‘산토끼 토끼야 어디를 가느냐 깡충깡충 뛰면서 어디를 가느냐 산고개 고개를 나 혼자 넘어서 토실 토실 밤토실 주워서 올테야’ 내가 초등학교 1학년때 학교에서 배우고 부르던 노래이다. 이 노래를 부르면 귀여운 토끼가 고개를 넘는 정겨운 모습이 떠오르고 마음이 명랑해진다.
토끼의 눈은 순수하기 그지 없다. 초식동물로서 다른 동물을 공격하지 않는다. 앞다리는 짧고 뒷다리가 길어 깡충 깡충 언덕을 잘 올라간다. 동작이 빠르고 부지런하다. 영리하여 별주부전에서는 간을 햇빛에 말리느라 육지에 두고 왔다고 속여 위태로운 상황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크고 긴 귀는 작은 소리도 잘 듣고 민첩하게 반응한다.
토끼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도 볼 수 있다. 고려청자인 ‘청자 투각칠보무늬 향로’ 에도 향로를 받치고 있는 세 마리의 토끼가 있다. 반달이라는 동요에서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라는 구절이 있을 정도로 우리 민족은 옛부터 토끼를 친숙하게 여긴다. 토끼는 굴을 평소에 세 개나 파 놓아 천적의 습격에 대비한다고 한다.
지난 3년 넘은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가파른 물가상승, 금리인상, 유가급등으로 인한 물류 대란 등으로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직면해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중국의 미국 패권에 대한 도전,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의 핵 위협 등 국제정치에 있어서도 위험이 커져가고 있다.
탄소소비 증가와 삼림파괴로 지구촌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의 위드(With) 코로나 정책전환으로 수개월 내에 600여만명의 중국인이 사망하리라는 전문가의 예측이 있다. 한국과 미국에서도 빈부격차의 심화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있다. 기술혁신과 경기침체로 인한 실업율 증가로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불확실성 시대에 토끼의 장점을 본받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각자의 위치에서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면 좋겠다. 고위직에 있는 사람일수록 귀를 크게 열어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최선의 방책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급해 하지 말고 차분히 문제를 하나 하나 풀어나가야겠다.
어차피 넘어야 할 언덕이라면 두려워하지 말고 할 수 있다는 굳건한 믿음으로 부지런히 시도할 필요가 있다. 신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한다. 2023년 계묘년 새해에 하루 하루 표적을 향해 끈기와 열정을 지니고 생활하여 어느새 언덕을 넘은 우리 자신을 발견하고 뿌듯해지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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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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