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해리만 뉴욕주 주립공원으로 일행과 함께 산행을 한다. 코로나 사태 발생후 처음이자 2023년 새해 첫 산행이기도 하다. 해리만 주립공원은 4만7,525 에이커로 뉴욕주 락크랜드 카운티와 오렌지 카운티에 걸쳐 있다. 뉴욕 주에서 두번째로 큰 주립공원이다.
뉴욕시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거리에 있다. 표식이 있는 산행길만 40여개 있으며 모두 200여 마일에 이르러 등산객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호수는 31개나 있으며 개천도 많다. 산행길은 뉴욕, 뉴저지 산악회 회원들의 자원봉사로 관리되고 있다. 한인들이 많이 가는 세븐 레이크와 다이아몬드 마운틴도 해리만 주립공원 안에 있다.
먼저 맨손체조로 준비운동을 하고나서 잭키 존스 산에 들어간다. 입구에 인접한 도로에서는 바람이 거세게 불었는데 산으로 들어 오니 잠잠하다. 추위와 눈보라를 견디어 낼 나무들이 의연해 보인다. 나무들은 불평없이 자연에 순응하며 긍정적인 삶을 산다.
떨어진 잎사귀들은 여러 해가 지나면 토양의 거름이 된다. 걷다보니 갈림목이 나와 오른쪽으로 간다. 갈림목에서 잘못 가면 길을 잃고 헤매이게 된다.
돌과 바위 위를 걷게 되고 오르막 길과 내리막길도 있고 비스듬히 돌아가는 길도 있어 산행을 하는 것이 단조롭지 않고 흥미롭다. 걷다보니 힘이 들어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휴식한다. 산은 햇빛과 바람과 물을 받아들여 동물과 식물 등 많은 생명체의 터전이 되고 있다.
쓰러져 있는 큰 나무들이 보인다. 산속에 쓰러져있는 나무들을 옮기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에, 거름이 되라고 내버려두고 있는 것이리라. 산길 가까운 곳에 쓰러져 있는 나무가 오랜 세월동안 비와 바람을 맞았는지 흙으로 변하고 있다. 세상에 있는 모든 동식물은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인간의 육체라고 예외일 수 없다. 죽음이 있기에 살아있는 동안 열심히 살아야겠다.
개천을 만나 발이 물에 빠지지 않도록 중간에 놓인 돌들을 조심스레 딛고 건넌다. 다시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해 오래 걷는다. 참을성과 끈기 없이 산행을 하기는 어렵다.
목적지인 셸터(Shelter)에 도착했다. 주위에서 주워온 나무가지와 가랑잎을 아궁이에 넣고 불을 지핀다. 일행이 마루에 둘러앉아 가져온 음식을 꺼내놓는다. 개스곤로에 고기를 굽는다. 떡국도 끓인다. 푸짐한 점심식사이다. 일행의 요청으로 나의 시 3편을 낭송한다.
바위 위에서 둘러보니 멀리 허드슨 강이 동서로 푸르다. 동남쪽으로는 맨하탄 빌딩숲이 아스라히 보인다.
새해 첫 산행으로 내 영혼이 깨끗해진 느낌이다. 산의 정기를 듬뿍 받아 속세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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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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