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롱아일랜드에서 목회를 할 때다. 하루는 손님이 왔다. 전주 사범학교 동기 동창이다. 7.3 : 1의 입학률을 뚫고 들어간 반은 천재들인 수재 동창이다. 당시 전국적으로 사범학교가 많았지만 전주 사범은 서울, 대구 사범과 함께 3대 명문 학교였다.
한때 대한민국을 들었다 놓았다 하던 시절도 있었다. 대구 사범, 박정희(대통령), 서울사범 김종필(총리), 전주 사범 한의석(중앙정보부장)이었다. 친구가 영화배우 지망생인 잘 생긴 아들을 앞세우고 나타났다. 우리는 전학생 국비 장학생으로 숫자가 겨우 90여명 밖에 안되어 서로 막역한 사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3년간 뒤섞여 반을 배정해 두 반으로 나눠 같은 반으로 될 때가 많다. 우리는 마지막 사범학교 학생이었다. 그 친구는 1학년과 졸업반 때 한 반이었다. 자기는 서울대를 나온 놈이 아들은 그나마 시골 청주대에 다니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는 것을 보고 아비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에게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다. 그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고향인 전주에 내려가 전북 대학에 교수 임용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해 서울 대학에 채용되어 서울 대학 교수가 된 사건이다.
어디를 보아도 전북대보다 서울대 교수가 나은데 새옹지마라 할까? 그 후 그는 교육 개발원 원장을 역임했다. 그가 며칠간 우리집에 기거 할 때 하루는 퀸즈의 해변가인 스록스넥 브릿지 (Throck Nack Br ) 옆에서 바다 구경을 하다가 “어이 김 목사! 미국에 오래 살았으니 이 말 좀 영어로 번역 해봐 “한다.
아내와 내가 긴장하고 바라보니 “ 물레방아 돌고 돌아 “하여 내가 웃으며 “박사 공부 한다고 영어 때문에 고생 좀 했구만 “ 하여 모두 웃었다. 바닷가에 나왔으니 여기에 중국의 시인 이태백의 시 한수를 소개 한다.
“천년 풍파 산 부동이요 만년 수적 해무량이라” 천년간 바람이 불어도 산은 움직이지 않고 만년간 물이 고여도 바닷물은 불어나지 않는다. 변함없는 우리의 우정에 어울리는 글 같다. 잠깐 사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께서 맺어주신 아름다운 인연인 동창생 ! 그것도 동기 동창생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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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홍/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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