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절에 윤석열 대통령이 낭독한 104주년 기념사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굳이 3.1절에 이런 기념사를 해야만 했는가에 의아하기까지 하다. 심지어 참모들의 의식수준을 의심할 만하다.
3.1절은 수많은 한국인들이 일제의 학대와 민족 말살정책에 분연히 일어난 최악의 학살사건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런데 기념사에서는 “우리는 세계사의 변화에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국권을 상실하고 고통받았던 우리의 과거를 되돌아봐야합니다”라고 했다.
어찌 이런 망언과 궤변이 있는가? 집안에 강도나 도둑이 들면 그들의 잘못이지 어떻게 집안에 도둑이 들지 못하도록 높은 담을 세우지 않은 주인의 잘못인가. 마치 우리 선조들의 잘못과 무능으로 나라를 빼앗긴 것을 탓하는 것처럼 들린다.
그리고 엄밀히 얘기하면 기념사에서 밝힌 3.1운동이 자유 민주주의를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민족자주와 대한독립을 외친 일제에 대한 항쟁이었다. 그런데 일본과의 관계개선과 미래지향적인 협력이 마치 3.1절에 의미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이제 몇달 후 6.25사변이 다가온다. 그때도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이승만 정권이 무능해서 김일성 정권이 준비한 침략에 대비하지 못해 전쟁이 일어난 과거를 되돌아봐야 합니다.’라고 할건가?
현재 국제정세는 한국이 미국과 일본과 손잡고 협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지만 먼 장래를 바라보고 남북한 통일을 염두에 둔다면 이웃인 일본과의 미래지향적인 관계만 중요시할 것이 아니라 우리와 동족인 북한과의 관계도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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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호 /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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