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 ‘와일드 번치’(Wild Bunch) ★★★★★(5개 만점)

최후의 결전장으로 향하는 벤 잔슨(왼쪽 부터), 워렌 오츠, 윌리엄 홀든 및 어네스트 보그나인.
생전 ‘폭력의 미학 추구자’로 불린 샘 페킨파 감독의 1969년 작 웨스턴으로 한물간 무법자들의 한탕과 의리와 우정과 자존심 그리고 자포자기적인 피의 살육전을 장렬하게 그린 걸작이다. 내용과 촬영 그리고 기라성 같은 중년 베테란 배우들의 쓴 맛 다시는 듯한 모습과 무게 있는 연기 및 라스트 신의 슬로 모션으로 묘사되는 장시간의 총격전 등 모든 것이 멋있는 출중한 영화로 매우 비관적이요 노스탤지어 분위기가 가득하다.
서부시대가 저물어 가는 1913년. 나이 든 무법자 파이크(윌리엄 홀든)가 이끄는 강도단이 텍사스와 멕시코 접경 마을의 철도사무소를 터나 잠복해 있던 바운티 헌터들에 의해 기습을 당한다. 헌터들의 리더는 한 때 파이크의 동료였다가 현재 옥살이를 하고 있는 디크(로버트 라이언)로 그는 파이크 일당을 잡는 대가로 사면을 약속 받았다.
파이크는 동료들인 더치(어네스트 보그나인), 라일(워렌 오츠), 텍터(벤 잔슨) 및 앙헬(하이메 산체스)과 후에 합류한 늙은 프레디(에드몬드 오브라이언)와 함께 추격하는 디크 일당을 피해 멕시코로 도주한다. 앙헬의 고향에 도착한 일당은 마을을 말아먹는 멕시칸 장군 마파체(에밀리오 페르난데스)와 계약을 맺는다. 미 군용무기를 수송하는 열차를 습격해 탈취한 무기를 마파체에게 주는 대신 금을 받기로 한다. 그런데 열차에는 디크와 그의 일당이 타고 있다.
끈질기게 추격하는 디크 일당과 파이크 일당 간에 유혈 총격전이 벌어지고 약탈은 성공한다. 그리고 파이크 일당은 신형 연발 브라우닝 기관총을 비롯해 약탈한 무기를 마파체에게 전달하나 마파체가 앙헬을 살해하면서 파이크를 비롯한 4명의 나이 먹은 무법자들과 마파체 휘하의 수 백 명의 멕시코 군인들 간에 유혈이 난무하는 대살육전이 벌어진다. 장시간 슬로모션으로 진행되는 이 살육전은 피의 발레를 보는 것처럼 아름답기까지 한 영화사에 길이 남는 명장면이다.
<
박흥진 편집위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