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청년이 아침 해변을 거닐다가 모래 틈새에서 조약돌만한 진주를 발견했다. 영롱한 빛 때문에 청년은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진주를 들여다보는 것은 그의 일과였다. 어느 날 진주 표면을 살피다가 청년은 작은 흠집 하나를 발견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보석 한 가운데에 흠집이 있다니.”
청년은 그 흠집을 지워 없애기로 마음먹었다. 연마기를 사용하여 조심스럽게 흠집을 지워나갔다. 하지만 그 흠집은 원래부터 있었던 것인지라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청년은 제 정신을 잃었다. 매일 눈만 뜨면 흠집만 바라보고 벗겨내고 또 벗겨 내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어느 날이다. 마침내 흠집이 깨끗하게 사라졌다. 그런데 진주가 보이지 않았다. 흠집과 함께 진주도 사라진 것이다.“ (오 헨리의 ‘진주’ 중에서)
남북전쟁의 영웅이며 제 18대 미국 대통령이었던 율리시스 그렌트(Ulysses Grant)는 원래 술고래였다. 그렌트는 지휘관 재직 중 술 때문에 많은 실수를 저질러 강제 퇴역당하고 낙향했다. 고향에 돌아 와서도 술버릇은 고쳐지지 않았다. 결국 파산하고 폐인처럼 살았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손가락질하며 등을 돌렸다.
대통령 링컨은 생각이 달랐다. 그를 유심히 관찰했다. 그에게서 어떤 잠재력을 보았다. 링컨은 그의 실수를 묻지 않고 북군의 사령관으로 발탁했다. 참모들은 링컨에게 항의했다. 링컨은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자고 참모들을 설득했다. 그렌트는 자신을 믿고 불러 준 링컨의 인품에 감격했다. 은혜를 갚고 신임을 얻고 싶었다. 그 후부터 그렌트는 자신을 엄히 다스렸다.
남북전쟁 당시 도넬슨 요새(Ft. Donelson)전투는 모든 군인이 두려워 떠는 격전지였다. 2600명의 남부 특공대가 진치고 있는 난공불락의 도넬슨 요새를 그렌트가 단숨에 진격했고 무너뜨렸다. 그렌트는 남부의 탁월한 지휘관 로버트 리 장군과 필적하는 명성을 얻었다. 그렌트는 남북전쟁의 영웅으로 떠올랐고, 18대 대통령이 되는 기회를 얻었다. 링컨의 탁월한 인물관리와 그렌트의 과감한 결단이 미국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예수님을 보라. 예수님은 스스로는 완벽한 분이었지만 자기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허물과 흠을 포용해 주었다. 그렇게 함으로 실패한 과거에 형성된 어두운 자아로부터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갈릴리의 어부 베드로, 율법주의자 바울, 사랑의 사도로 거듭난 요한이 이 은총을 입은 대표적인 인물이다. 인간정신의 도전적인 힘은 결코 그냥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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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목사·AG 뉴욕신학대학(원)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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