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덕경찰서 20여건 신고 접수됐으나 ‘긴급상황’ 판단 못 해
충북 오송 지하차도 사고 당시 관할 경찰서가 경찰 최고 단계 비상령을 사고 발생 2시간여가 지난 뒤에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20일(이하 한국시간) 경찰 등에 따르면 청주 흥덕경찰서는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갑호비상'을 발령했다.
경찰관서 소속 인력과 장비를 100%까지 동원하는 갑호비상은 대간첩·테러, 대규모 재난 등의 긴급 상황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내려진다.
오송 지하차도 사고 발생 전날인 14일부터 흥덕경찰서 관할 지역에는 강한 비가 내려 호우 피해가 잇따르던 상황이었다.
14일 오후 10시 59분께 청주시 현도면 소재 맥포터널 인근에서 회송 중이던 무궁화호가 탈선해 열차 7량 중 6량(기관차 1량, 객차 5량)이 선로를 벗어나 기관사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음날인 15일 오전 5시 28분께 청주 석판리에서는 산사태가 나 이곳을 지나던 승용차 1대가 도로에 쏟아진 토사에 매몰됐다.
승용차에 타고 있던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이 외에도 같은 날 오전 4시 미호강에 홍수경보가 내려지면서 강내면 탑연산거리 등 이 지역 저지대 곳곳이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오전 5시 30분께 교통경찰관 가용경력 30%까지 동원할 수 있는 교통병호 비상을 발령해 상황을 관리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관련 신고가 접수된 이후에도 최고 단계 비상령은 내려지지 않았다.
"궁평지하차도 통제가 필요하다"는 최초 신고가 오전 7시께 접수될 때부터 경찰이 현장에 도착한 오전 9시까지 사람이 지하차도에 갇혀 있다는 둥 2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으나 경찰이 긴급 재난 상황이라고 판단하지 않은 것이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지하차도가 완전히 물에 잠기고 한참 뒤인 오전 10시 5분께 교통비상 갑호를 발령한 데 이어 경찰서 전 경력이 동원되는 갑호비상을 오전 11시께 내렸다.
연합뉴스는 흥덕경찰서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폭우로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하천수가 유입돼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됐다. 이 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국무조정실은 이번 침수 사고 과정서 경찰의 부실 대응과 관련해 감찰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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