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50마일 이동해…평균 대비 3배나 늘어
▶ 대도심 ‘미친 집값’ 탓 재택근무도 영향 미쳐

치솟는 주택 가격 등으로 새집으로 이사 가는 미국인들의 평균 이동 거리가 지난해 크게 늘면서 주택 시장에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로이터]
미국인들의 이사 이동 거리가 지난해 급증했다. 도심 지역의 비싼 집값을 피해 외곽으로 빠져나갔을 뿐만 아니라 재택 근무 효과가 영향을 미친 탓이다. 향후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 주택 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6일 전미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지난해 새 집을 사서 이사한 주택 소유자들의 이동 거리 중간값은 약 50마일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 30년의 같은 값인 10~15마일의 세 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사할 때 지금 사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집을 알아보고 실제 구매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제시카 라우츠 NAR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사람들이 역사적 평균보다 훨씬 더 먼 거리를 이동하는 현상을 보고 있다”며 “이는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 이동 거리가 늘어난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이다. 팬데믹 기간 미국 주택 가격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30~40% 상승했다.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을 불러오면서 단기간에 부동산 시장이 이상 급등 현상을 불러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도심 지역의 비싼 집값을 부담할 수 없는 가구가 늘었다.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지난 2분기에 주택 구입 희망자의 60.3%는 도시 이외 지역의 매물을 검색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것으로 이사 이동 거리 증가 현상을 설명하는 요인이다.
팬데믹 기간 다수 업종에서 표준이된 재택 근무도 주택 시장에 변화를 촉진시켰다. 매일 출퇴근할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교회 지역을 주거지로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특히 이와 관련해서는 캘리포니아나 뉴욕과 같이 비싼 주거 지역에서 텍사스, 마이애미 같이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지역으로 장거리 이사를 하는 가구가 늘어나는 일도 나타나는 상황이다. 로렌스 윤 NAR 이코노미스트는 “원격 근무는 직원들을 특정 지역에 묶어두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재택 근무와 같은 작업 유연성은 장거리 이동을 촉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이사 이동 거리 증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도심 지역의 미친 집값이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강력 긴축으로 집값이 하향 조정됐지만 올해 들어서는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결과적으로 도심 지역에 집값을 사는 것은 여전히 큰 부담으로 남아 있다.
자이 슈 리얼터닷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인들의 주택 구입 능력이 단기간에 나아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미국인들은 거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저렴한 외곽지에서 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사 이동 거리 증가는 주택 시장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무리하게 투자해 도심 지역을 개발하기 보다 외곽의 신규 시장 건설에 집중해야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미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세대가 장거리 이사를 선호하는 현상이다. NAR에 따르면 1955년에서 1964년에 태어난 젊은 베이비붐 세대는 지난해 이사 이동 중간 거리가 약 90마일로 특히 길었다.
로렌스 윤 NAR 이코노미스트는 “비교적 부유한 베이비붐 세대들도 노후 긴 시간을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집을 도시 외곽에서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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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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