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통제 때 공개 반발과 달리 신중한 반응…일각선 ‘규제 무용론’ 지적도
미국 정부가 9일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 자본의 중국기업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한 것에 대해 미국 반도체업계는 이번 조치로 공정한 경쟁의 장 마련을 기대한다며 긍정적이지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이날 대중(對中) 투자제한 조치 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반도체 업계는 국가안보 보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미국 반도체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 조치 발표 내용을 검토하고 있으며 공개 의견수렴 기간 업계가 의견을 제공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을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협회는 "최종안은 미국 반도체 기업이 공정한 경쟁의 장에서 경쟁하고 중국을 포함한 주요 세계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를 기대한다"며 "이를 통해 미국 반도체 산업의 장기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업체를 능가하는 혁신 능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SIA에는 인텔, 퀄컴, 엔비디아 등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등도 글로벌 회원사에 속해 있다.
SIA의 이런 반응은 지난달 추가적인 대중 수출제한 조치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며 미 정부의 대중 강경 드라이브에 공개적인 비판 목소리를 냈던 것과 비교해 달라진 것이다.
이는 이번 조치가 반도체 수출 기업을 통제 대상으로 한 게 아닌 중국 내 경쟁기업으로 흘러 들어가는 미국 자금을 통제 대상으로 삼는 정책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SIA는 미 정부의 추가 수출통제가 예상되자 지난달 성명을 내고 "지나치게 범위가 넓고 모호하고, 때로는 일방적인 제한을 부과하기 위한 반복적 조치들은 미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공급망을 교란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는 상당한 시장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중국의 보복 조치 확대를 촉발할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선 이날 발표된 중국 첨단기술 산업에 대한 투자 제한이 별다른 소득 없이 미국 투자업체의 발만 묶을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니콜라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21∼2022년 중국 내 직접투자 자금조달 출처 중 미국의 기여분이 5% 미만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미국 자금이 없더라도 중국이 자국 첨단기술 산업을 육성하는 데 필요한 돈을 조달하는 데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미 정부의 투자 제한 조치 소식을 두고 "시간 낭비라 생각한다"라고 한 라디 선임연구원 발언을 이날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사모펀드와 벤처 캐피털 등 미국의 자본이 중국의 첨단 반도체와 양자 컴퓨팅, 인공지능(AI) 등 3개 분야에 대해 투자하는 것을 규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분야에서 중국에 투자를 진행하려는 기업들은 사전에 투자 계획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며, 투자 금지를 포함한 결정권은 미국 재무 장관이 가지게 된다.
바이든 정부는 업계의 의견을 청취한 뒤 세부 시행 규칙을 별도 고지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