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00대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 중 국내 기업은 토스(비바리퍼블리카) 1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100대 유니콘 중 17개가 기업 규제로 아예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어서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2일 미국 기업분석회사 CB인사이트의 자료를 인용해 이 같은 현황을 밝혔다. 글로벌 100대 유니콘 기업을 국가별로 보면 한국(1개) 외에 미국 59개, 중국 12개, 영국 7개, 인도 6개, 독일 3개, 캐나다 2개, 이스라엘 2개 등이다.

한경연은 국내 유니콘 기업의 탄생을 가로막는 주요 장애물로 ‘규제’를 꼽았다. 한경연이 100대 유니콘기업의 사업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에서의 사업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전체 기업 중 국내 사업이 가능한 기업은 83개에 불과했다. 8개는 규제로 사업 자체가 불가능했고, 9개는 제한적으로만 가능했다. 구체적으로 공유숙박, 승차공유, 원격의료, 드론, 로보택시, 핀테크, 게임 등 분야에서 관련법 규제로 인한 사업 제한이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기술 주도권 확보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규제 완화로 국내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2019년 규제 샌드박스 도입 후 918건의 신산업 규제 완화에 나섰지만 특례 적용 후에도 법령이 개정되지 않아 규제 공백이 생기는 등 개선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국내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멘토링, 교육, 투자 등 연계가 강화될 수 있는 환경 조성,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규제 완화를 통한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 등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규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국내 CVC 규제 개선으로 국내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