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대부분의 건물, 도로, 학교 등에 사람 이름을 붙인다. 워싱턴 일대의 3개 공항 모두 사람의 이름을 따 왔다. 우리가 직항 비행기로 한국 갈 때 이용하는 덜레스 국제공항도 존 덜레스 비행기 조종사의 이름에서 왔다.
아이들이 다니는 대부분의 학교도 사람 이름이다. 제임스 쿠퍼, 로버트 프로스트, 헨리 롱펠로우 중학교 등이다.
최근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의 몇몇 공립학교 이름이 순차적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9월, 한인들이 많이 다니는 페어팩스에 위치한 웃슨 고등학교가 개명 되었다. 정식 학교이름은 윌리암 터커 웃슨 고등학교였다. 이 윌리암 웃슨이 인종차별폐지에 반대한 기록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새로 바뀐 학교 이름은 카터 웃슨(Carter G. Woodson) 고등학교다. 카터 웃슨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아버지로 불리며, 흑인 역사를 최초로 기록한 인물이다. 다행히 성이 같아서 우리가 부를 때는 같은 웃슨 고등학교가 된다.
2021년 새 학년부터 모스비 우즈 초등학교도 모자이크 초등학교로 바뀌었다. 개명한 이유는 모스비가 남북전쟁 당시 인종차별을 지지한 남군 장교였기 때문이다. 남북전쟁에서 메릴랜드를 포함한 북쪽이 북군, 버지니아를 포함한 남쪽 주는 남군이었다. 포토맥 강을 사이에 두고 양측이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했다. 지금도 버지니아 매나세스와 헤이마켓에 가면 대포 등 당시의 전쟁터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노예제도를 반대한 북군이 승리를 함으로써 마침내 노예해방이 이뤄졌는데, 당시 북군을 이끌던 그랜트 장군이 지금 위싱턴 DC 의사당 앞에 우뚝 서 있다. 이 당시 대통령이었던 링컨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란 게티스버그 연설은 지금도 유명하다.
버지니아 주는 노예제도를 찬성했기 때문에 당시의 장군들 역시 노예 찬성자들이었다. 남북전쟁 당시 남군을 이끌던 총 사령관인 리치몬드에 서 있던 로버트 리 장군의 거대한 동상 역시 최근에 철거되었다. 로버트 리 장군 역시 인종차별주의자였다.
더디지만 세상은 그래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 방향의 일환으로 나라의 미래를 짊어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이름부터 바꿔나가고 있다. 바람직한 일이다.
문의 (703)625-9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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