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바이든 비난 전념…구체적 외교정책 비전 제시 없어”
▶ 바이든, 낙태권 수호 등 트럼프 약점 공략
올해 미국 대선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리턴매치'로 치러질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4년 전과는 정반대로 바이든 대통령은 방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대선이 리턴 매치면서 공수 교체의 양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해야 했던 4년 전과 달리 후임자를 자유롭게 비판하고 있고, 반대로 바이든 대통령은 고물가와 외교 정책을 지적받는 가운데 집권 1기 4년을 옹호해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현직은 일반적으로 인기 있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고 대중에게 쟁점에 대해 널리 알릴 수 있는 권한을 활용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재선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4년 전 트럼프처럼 오히려 현직이라는 점 때문에 패배하는 경우도 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사람들은 현직의 장점에 대해 말하지만, 현직의 부담은 상당하다"며 "현직으로서 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을 '아웃사이더'라고 포장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관련 외교 정책 등에 화력을 집중해 공격하고 있다.
반대로 현직인 바이든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등을 포함한 일련의 정책 등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WSJ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기만 할 뿐 구체적인 비전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에너지와 교육 등 국내 사안에 대해서는 수십 가지 정책을 제시했지만, 외교정책 등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모호한 발언만 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다.
최근 요르단 내 미군 기지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에 미군 3명이 숨진 데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어나서는 안 됐던 일이라며 자신이 재선됐다면 "이란과 큰 거래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공격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공개적으로 밝힌 바는 거의 없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집권했다면 이번 요르단 공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을 지내는 동안에도 이란 대리 세력이 미국인을 살해하고 미국의 국익을 침해하는 일은 벌어졌던 것으로 지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집권 당시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 간 관계 정상화에 관한 아브라함 체결을 끌어내는 성과를 거뒀지만,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자신의 중동 평화와 관련한 비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이내에 끝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대만 정책과 관련해서도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어떻게 방어할 것인지 모호한 태도를 취해왔다고 WSJ은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성의 낙태권 문제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비판받았던 정책을 쟁점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버지니아주에서 개최된 낙태권 보호 행사에 참석해 이 사안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입장 차이를 부각한 데 이어, 같은 달 30일에는 플로리다를 찾아 "트럼프가 이 나라를 엉망으로 만든 것을 생각해보고 우리가 얼마나 멀리 왔는지 보라"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정부에서 백악관 비서실장,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 장관을 지낸 리언 패네타는 "일이 잘 안 풀리면 대통령이 비난받는다"며 "반대로 말하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올바른 조처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있다면 미국인들의 인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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