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문화재청, 미술관과 논의 나서…사리구 환수 여부 촉각
▶ 최종 협상 결과에 달려…15년 만에 논의 마침표 찍을지 주목

보스턴미술관 소장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 [보스턴미술관 홈페이지 공개 자료 / 대한불교조계종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고려시대 스님의 사리와 이를 보관한 사리구를 돌려받기 위한 협상이 열린다.
불교계와 문화계에 따르면 대한불교조계종과 문화재청은 5일 오전 보스턴미술관 관계자들과 만나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와 그 안에 든 사리 반환 여부를 논의한다.
이 자리에는 조계종 문화부장인 혜공 스님과 최응천 문화재청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그간의 논의 과정을 짚으며 사리와 사리구 반환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전망이다.
참된 수행의 결과로 생겨난다고 여겨지는 구슬 모양의 유골인 사리의 경우, 불교계에서 성물(聖物)로 여겨 신앙의 대상으로 삼는 만큼 반환을 둘러싼 공감대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게 중론이다.
앞서 혜공스님은 지난달 조계종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리 반환에 대한 부분은 서로 서면으로 어느 정도는 얘기가 다 되어 있다"며 반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사리를 보관하는 용기, 즉 사리구의 반환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사리구는 당대 시대 양식을 반영한 최고의 불교 공예품으로 꼽히나, 보스턴미술관 측은 그간 여러 차례의 반환 요구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리구가 과거 도난당했거나 불법적으로 취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사리구와 사리를 별개로 볼 수 없다는 점을 재차 설명한 뒤 완전한 반환을 비롯해 일정 기간 대여, 보존 처리 지원 등 다양한 안을 제시할 것으로 점쳐진다.
반환 여부는 조계종과 문화재청, 보스턴미술관의 협상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문화계의 한 관계자는 "불법 유출, 도난 사실이 명백한 문화유산과 달리 논의가 쉽지 않은 사안"이라며 "사리구와 사리는 한 세트인 만큼 대여 방식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보스턴미술관이 소장한 은제도금 라마탑형 사리구는 고려 때 만들어진 불교 문화유산으로, 그 안에는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지공·나옹스님의 사리 등 사리 4과가 들어있다.
사리구는 원래 경기 양주시 회암사나 개성 화장사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유출된 것을 미술관이 1939년 보스턴의 한 딜러(매매상)로부터 취득했다고 알려져 있다.
사리와 사리구를 돌려받기 위한 논의는 2009년 무렵 시작됐으나, 당시 미술관 측은 사리만 줄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고 2013년 이후에는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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