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77세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이들 모두 고령이지만 오는 11월 미 대선에 도전장을 내밀며 2기 집권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크지 않은 나이 차에도, 고령이라 직무 수행 능력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더 많이 잡는 모습이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0일 이들 전현직 대통령이 모두 75세를 넘었음에도 외모와 화법, 행동의 차이가 유권자들의 엇갈린 인식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NYT와 시에나 칼리지가 격전지인 6개 주에서 여론조사를 한 결과 대통령이 되기에 너무 늙었다고 답변한 유권자의 비율이 바이든 대통령은 70%에 이른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 절반에도 못 미쳤다.

NYT는 이같은 결과에 영향을 미친 요인 가운데 하나로 신체적 차이를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더 쉰 듯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머리카락은 더 가늘어지고 하얗게 변했다.

그는 2020년 대선 후보였을 때보다 허약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거나 모래주머니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종종 머리를 염색하는 것은 물론 대중 앞에서 큰 몸집과 키를 내세워 힘을 과시한다.

행사 무대에 오를 때 오프닝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마초적' 수사로 가득 찬 연설을 통상 한 시간 넘게 하며 체력을 자랑한다.

리더십 전문가인 캐럴 킨제이 고먼은 "트럼프는 실수해도 그냥 털어버린다"며 "사람들은 '오, 그가 늙었어'라고 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고먼은 "트럼프도 적어도 바이든만큼은 실수하지만, 허세를 부리기 때문에 노쇠한 게 아니라 열정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 마크 포칸 하원의원(위스콘신)은 "트럼프는 많은 면에서 정치인보다는 연예인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헨리 하버 공화당 전략가는 미국인들이 단순히 보고 듣는 것에 반응한다고 말했다.

대중의 인식과는 별개로, 제한된 의료 정보의 공개 탓에 두 사람의 신체적 건강을 실제 비교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지적됐다.

약 1년 전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주치의가 보낸 편지를 공개했다. 주치의는 바이든 전 대통령이 '건강하고 활기찬 80세 남성'이라고 진단했는데, 주치의 이름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상태가 '아주 좋다'는 모호한 내용의 건강 보고서를 발표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최근에도 잇단 말실수로 건강과 공직 적합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는 과거 부통령 퇴임 시 기밀문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수사해온 특별검사로부터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지난 8일 이를 반박하는 과정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멕시코 대통령으로 잘못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전날 뉴욕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는 2021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회고하면서 당시 참석한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를 2017년 별세한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와 혼동하기도 했다.

이같은 실수로 바이든 대통령이 경험과 능력, 전문성을 갖췄다는 2020년 대선 때의 이미지를 스스로 훼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