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도시락 반찬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 하는 인기 메뉴는 햄과 소세지 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수입 상점에서 어머니가 사다 주신 스팸(Spam)을 맛보고는 행복해서 어쩔 줄 몰라했다. 세상에 이런 맛이 있다니!! 너무 부드러운 나머지 입 안에서 살살 녹는데 게다가 맛있다. 당시엔 스팸이 최신 고급 상품인 줄 알았다.
스팸은 호멜(Hormel Food)사에 의해 1937년에 출시되었다. 호멜사는 통조림 육 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햄을 만들고 나면 돼지고기의 어깨 살의 자투리 들이 남게 되었고 남는 고기 조각들이 아까워 고민하던 끝에 그 고기들을 갈아 양념한 뒤, 캔에 담아 익혀 먹는 상품을 내놓게 된 것이다.
누군가 무작위로 마구 보내는 광고성 메일을 우리는 흔히 <스팸 메일>이라고 부른다. 어째서 일까? 호멜은 스팸을 출시하고 엄청난 광고비를 투자했다. 새로운 스타일의 햄인데 다가 조리도 간편하여 호응도 좋아져, 출시된 지 4년 만에 4 천만 파운드가 판매되는 성과를 거두게 된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때는 미군 병사들에게 많은 종류의 캔 제품을 공급하였는데, 그 중 스팸의 인기는 군인들에게도 으뜸이었다. 그 즈음 영국이 독일군의 해협 봉쇄와 폭격 등으로 물자 수입이 어려워지자, 미국은 영국에 스팸을 대량으로 공급했다. 영국 전 지역의 모든 부대에는 그들이 원하든 원치 않든 스팸이 산더미처럼 쌓이게 된다.
전쟁 중에 소비된 스팸의 양이 1억 5 천만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고, 영국 군인들은 “나는 스팸이 싫어요!” 라고 외쳤을 정도다. 그래서 오늘날, 받는 사람이 원하든 원치 않든 무작정 보내는 메일을 스팸 매일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2차 세계 대전 후 2003년까지, 스팸은 40 여 개 나라에 수출이 되며 전세계적으로 캔 제품으로는 베스트 셀러가 된다. 그러나 곧 스팸의 성분이 문제가 제기된다. 돼지고기, 소금, 물, 가공 전분, 설탕 그리고 방부제인 아질산 나트륨이 주 원료인데, 지방, 나트륨 및 방부제의 함량이 높아 스팸은 인체에 해가 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스팸의 인기는 줄지 않는다.
1990년대엔 미국에서만 1 초에 3.8 캔의 스팸이 소비되었고, 매년 약 2억개가 넘는 스팸이 팔려 나갔다. 그 이후에도 세계 판매량은 지금까지도 매년 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스팸이 최고급 음식으로 자리 잡으며 인기가 유난히 높다. 현재 한국
에서의 스팸 소비량은 미국 소비량의 절반이다. 인구에 비해 엄청난 소비량이다. 이를 세계 언론들이 뉴스로 까지 다뤘다. ‘스팸이 한국에서는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둔갑했다.’ 라고.
무엇을 먹든 자유다. 그러나 정체는 알고 먹자.
<
정재윤 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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