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읽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동시집이 나왔다. 한혜영씨가 펴낸 ‘치과로 간 빨래집게’(아동출판 상상아)이다.
풍부한 시적 상상력을 가진 한혜영 작가가 그의 시선이 닿은 일상의 흔한 소재를 따듯하고 이쁜 색깔로 표현한 작품들이 가득 실려 있다. 지구를 하나의 공으로 만들고 빗줄기를 머리카락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재미있다. 동시를 읽다 보면 변기를 놓고 ‘퀴즈’처럼 풀어가는 독특한 방법이 있는가 하면 ‘도둑고양이’와 ‘별일 아닌 이야기’처럼 동화적 상상력을 더하기도 한다. 골목길에 ‘몰래 버려봤자’ 휴가 떠난 바다에서 만난다는, 환경보호를 깨닫게 하는 동시가 있다. 그리고 흔하게 쓰고 버리는 물의 귀중함도 깨닫게 한다.
아파트 복도에서 죽어가고 있었던 지빠귀 종류의 아기 새를 데려다가 똑순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키웠다는 한혜영씨는 작가의 말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내가 쓰는 동시도 똑순이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물과 먹이를 주어 똑순이를 길렀다면 동심은 시적 상상력으로 길렀지요. 서툴던 똑순이의 노래가 날마다 연습을 거쳐 아름다운 노래로 완성이 된 것처럼 동시도 그렇습니다. 수도 없이 고치고 다듬는 과정을 통해 한층 아름다운 노래가 되고 날개에도 힘이 붙는 거니까요. 똑순이가 세상 속으로 훨훨 날아갔던 것처럼 이제는 나의 시들을 세상으로 날려 보냅니다. 부디 많은 독자를 만나 아름다운 노래로 기쁨이 되고 위로가 되면 좋겠습니다.“
한혜영 작가는 1989년 ‘아동문학연구’ 동시조가 당선했고 1994년 ‘현대시학’ 시 추천을 받았다. 1998년 계몽아동문학상 소년소설 당선 작가로 동시집 ‘닭장 옆 탱자나무’ ‘큰소리 뻥뻥’ ‘개미도 파출소가 필요해’ 시집으로는 ‘검정사과농장’ 등의 저서가 있다. 미주문학상, 동주해외작가상, 해외풀꽃시인상을 수상했다. 이메일 ashley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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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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