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못 말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한국인은 1주일에 평균 1.7회 라면을 먹는 것으로 조사됐고 시장 규모는 2조 원에 달한다. 라면 사랑만큼은 세계 최정상급이다. 라면 맛은 언제 즐겨도 으뜸이지만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운 겨울 야외에서 맛본 라면이 단연 최고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컵라면 먹기 인증샷’이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했고, 이후 버려지는 라면 국물로 인해 공원관리사무소에서는 ‘컵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을 벌일 지경에 이르렀다. 혹자는 ‘라면 국물이 뭐 대수인가’라며 가볍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는 우리의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컵라면 하나에 들어 있는 평균 나트륨양은 1,500㎎이다. 성인 일일 나트륨 섭취량(2,000㎎)에 달하는 라면 국물을 버린다면 토양 오염은 물론 그곳에 살고 있는 동식물과 미생물들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또 버려진 컵라면 용기는 오랜 시간 동안 그 자리에 남고 특히 플라스틱 용기는 자연 분해되기까지 수백 년이 걸린다.
산행 중에 음식을 즐긴다면 환경을 생각해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고 남은 국물 등은 뜨거운 물을 담아온 보온 용기나 비닐봉지에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에 앞서 가급적 배낭에는 김밥이나 초코바처럼 산행 중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음식만을 준비해 애초에 발생하는 쓰레기양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국립공원을 찾는 사람들은 산에서 취사하지 않고 쓰레기를 챙겨가며 “라면 국물쯤은…”하며 버리는 행동 또한 하면 안 되는 것이 기본 상식이 돼야한다.
야외활동이 많은 따뜻한 봄이 찾아왔고 이와 함께 라면 소비도 늘 것이다. 우리의 소중한 자연환경을 아끼고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올바른 탐방 문화에 동참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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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근 / 국립공원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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