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적자 메우려 생필품 등
▶ 강경 진압, 최소 5명 사망
아프리카 동부 케냐에서 25일 격렬한 ‘증세 반대’ 시위로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법안의 의회 통과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해 불을 질렀고,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최소 20명 안팎의 사망자와 100여 명의 부상자가 나온 것이다. 혼란이 거세지자 윌리엄 루토 대통령은 결국 법안을 철회하겠다고 물러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케냐 의회는 이날 재정 법안 3차 독회를 마친 뒤 이를 찬성 195표, 반대 106표로 가결했다. 계란 등 생필품은 물론, 각종 수입품에 대한 세율 인상 등 전방위적인 증세 방안을 담은 법안이다.
케나 전역은 분노로 들끓었다. ‘루토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시위대는 수도 나이로비에 있는 의사당 진입을 시도하며 입구에 불을 질렀다. 경찰은 시위대를 몰아내기 위해 실탄과 최루탄을 발사했고, 이로 인해 사상자가 속출했다. 케냐인권위원회는 22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미 CNN방송은 “최루탄 가스에 휩싸인 이들 중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이복 누나인 아우마 오바마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케냐 경제는 코로나19, 무역 위축, 가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지난해부터 보조금 철폐, 건강보험료·전기요금 인상 등이 잇따르자 불만이 고조됐다. 시위대는 “루토 대통령이 케냐를 괴롭혀 온 고위층 부패에는 눈감고 서민 증세에만 몰두한다”고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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