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크우드 홈리스 17명이지만 수용할 시설조차 없어
로이터
노상의 홈리스 천막 철거는 ‘가혹하거나 비정상적 처벌’이 아니라고 연방대법원이 판시한 후 레이크우드를 포함한 몇몇 워싱턴주 도시들이 관련 조례를 강화했지만 실제로 홈리스 천막을 강제 철거시키지는 못하고 있다고 시애틀타임스가 보도했다.
원래 워싱턴주를 비롯한 서부 9개주를 관장하는 제9 연방순회 항소법원은 홈리스에게 수용시설을 제공하지 않고 체포하거나 벌금을 물리는 것은 가혹하고 비정상적 처벌이라고 2018년 판시했으나 연방대법원은 5년만인 지난 6월 이 판결을 뒤집었다.
이를 근거로 레이크우드 시의회는 지난 7월 관련조례를 강화하고 노숙자들의 보호시설 수용여부와 관계없이 경찰이 이들에게 24시간 전에 통보한 후 천막과 사유물을 철거할 수 있도록 했다. 레이크우드의 홈리스는 17명(작년 기준)이지만 자체 수용시설이 없다.
레이크우드의 퍼시픽 하이웨이 연변에서 노숙생활을 하는 한 53세 여성은 지난주 경찰로부터 경고장과 함께 이웃 타코마의 수용시설에 데려다주겠다는 제의를 받았지만 낯설고 위험한 곳에 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노숙자 생활 2년을 포함해 11년을 살아온 레이크우드가 자신의 고향이며 주민들도 가족처럼 친숙하다고 덧붙였다.
무숙자로 5년을 살았다는 39세 남자도 자신이 자라온 레이크우드 외에 다른 도시는 모른다며 타코마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왜 레이크우드에서는 받지 못하느냐고 따졌다.
연방대법원 판시 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행정명령을 발령하고 홈리스 천막촌을 조속히 철거하도록 관계기관에 지시했다. 오는 11월 워싱턴주 주지사선거에서 맞붙는 밥 퍼거슨 후보(민주당)와 데이브 라이커트 후보(공화당)는 모두 뉴섬 주지사의 조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인권자유연맹(ACLU) 워싱턴지부는 최근 노숙자 캠핑을 금지한 스포캔 시정부를 제소했다. 주민들을 광범위하게 보호하도록 규정한 주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이다. 만일 ACLU가 승소한다면 레이크우드, 애버딘, 리치랜드, 스포캔 등 관련 도시들은 진퇴양난에 빠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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