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랜드 키우고 해외서 백화점 입지 넓혀…미래가치 투자”
일본 파르코백화점 ‘더현대 글로벌’ 팝업 오픈런 [현대백화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백화점들이 국내 패션 브랜드를 해외에 소개하는 중개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3일(한국시간)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일본과 태국 등 해외의 유명 백화점이나 쇼핑몰 같은 유통채널에 한국 패션 브랜드를 알리는 팝업 매장을 잇달아 열었다.
이들 백화점은 팝업 매장을 아시아를 넘어 북미와 유럽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K-패션 수출 지원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플랫폼 이름은 기존 'K패션82'에서 올해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로 바꿨다.
이 플랫폼은 온라인 도매 채널로 국내 신생·중소 패션 브랜드와 해외 구매자를 연결하고, 오프라인에서 계약·통관·물류 등 까다로운 수출 절차를 대행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25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올해 들어서는 소비자와 개별 패션 브랜드의 소통 창구도 마련했다.
지난해 4월 코엑스에서 열린 산업 전시회 붐업코리아 참여를 시작으로 세계 최대 패션 수주 박람회인 프랑스 파리 트라노이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프리미엄 소비재전 등 20여 차례 해외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했다.
출범 첫해인 지난해에만 53억원에 이르는 수주 상담을 진행했다.
지난해 말에는 태국 방콕의 쇼핑몰인 시암 디스커버리 백화점에서 9개 국내 브랜드의 공동 팝업스토어를 두 달간 열었다. 태국 현지 업체와 100만 달러 규모 업무협약을 맺는 성과를 거뒀다.
신세계백화점은 또 지난 달 16일부터 이달 말까지 일본 백화점 매출 규모 2위인 오사카 한큐백화점 한큐우메다본점에서 팝업 매장을 열고 있다.
14개 브랜드가 1∼2주간 매장을 단독으로 사용하며 고객을 만난다. 지난 달 선보인 디자이너 가방 브랜드 '칼린', 디자이너 여성복 브랜드 '다이애그널' 등은 현지 고객의 큰 관심을 받았다.
백화점이 국내 패션 브랜드를 해외로 들고 나가 소개하는 데는 팝업 매장 운영으로 당장 얻는 수익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백화점 매출의 핵심 카테고리인 패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미래 투자적인 성격도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를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며 "신생·중소 브랜드의 수출 판로에 도움이 되지만 백화점 역시 이를 통해 더 풍성한 패션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한국 브랜드 수출을 지원하는 사업인 '더현대 글로벌'을 가동하고 있다.
지난 5∼7월 일본 도쿄 파르코백화점 시부야점에서 팝업 매장을 열며 사업을 본격화했고 지난달부터 2차 팝업도 진행하고 있다.
1차 팝업 때는 노이스, 이미스, 마뗑킴 등이 참여하며 매출 30억원을 기록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점포 개장 전부터 수백명이 몰리는 '오픈런'도 발생했다.
현대백화점은 태국 방콕의 유명 쇼핑몰 시암 파라곤에서도 팝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패션 브랜드뿐 아니라 한국 드라마, 캐릭터 등 K-콘텐츠도 선보이는 방안을 기획 중이다. 중국과 베트남, 홍콩, 유럽 등으로도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팝업은 개별 패션 브랜드에는 수출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이지만 백화점에도 해외 진출을 위한 입지를 다질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팝업 매장을 운영하며 현지 소비자의 소비 성향을 파악하고 해외 유통채널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점도 의미 있다"며 "해외 사업 진출의 첫 단추를 끼웠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롯데백화점 역시 한국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팝업 행사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는 패션과 뷰티(미용)뿐만 아니라 음식, 라이프스타일 상품군 등에 걸쳐 30여개 한국 브랜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진행한 '코리아쇼핑페스타' 팝업에서 중소기업의 화장품을 소개하고 메이크업 쇼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현지의 높은 수요에 따라 더욱 다양한 한국 브랜드를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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