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만들 때 사용하는 베트남산 생선 소스가 있다. 상표에 게 세 마리 그림이 있어서 일명 ‘게 세 마리’로 불린다. 한국산 멸치 액젓 또는 까나리 액젓과 같은 용도로 사용하는데 한국의 액젓보다는 덜 짜다.
코로나 이후 ‘게 세 마리’는 가격이 많이 올라 비쌀 때는 한 병에 9.99달러까지 했다. 보통은 6.99달러 정도다. 이번 주에 ‘게 세 마리’가 4.99달러로 세일을 했다. 세일 기간이 정해져 있고 두 병 한정이다. 한 병에 적어도 2달러는 아낄 수 있으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한 지점에서 두 병 밖에 살 수 없으니 같은 마트의 다른 지점을 돌아다녔다.
같이 장을 보러 간 배우자는 자동차 개스값과 인건비가 더 비싸다고 투덜거린다. 마트에 들어가기 전에 차 트렁크에 있어야할 장바구니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럴 경우에는 한 장당 5센트 하는 플라스틱 봉지를 구입하거나 그냥 들고 와야 한다.
‘게 세 마리’ 2병을 들고 계산대로 갔다. 계산대 점원은 플라스틱 봉지를 사용하겠냐고 묻는다. 당연히 거절을 했다. 옆에 있던 배우자는 5센트인데 봉지에 넣어가자고 한다. 그래도 그냥 들고 차로 왔다. 차 뒤에서 굴러다니는 ‘게 세 마리’ 유리병이 깨질까 저속으로 운전을 했다.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하지만 집 앞에서 사건이 터졌다. 배우자가 들어오다가 집 앞 돌판 위에 ‘게 세 마리’ 한 병을 떨어뜨렸다. 유리병은 깨졌고, 집 앞은 액젓 냄새로 진동을 했다.
“그 유리병 하나 제대로 못 들고 오냐?” 욕을 열 바가지 했다.
배우자도 가만있지 않는다. “이제 늙어 손아귀에 힘이 없어 그래. 그래서 플라스틱 봉지에 넣어오자고 했지? 5센트 아낀다고, 앞으로 내가 5센트 준다”
나도 또 한마디 했다. “비닐봉지 5센트는 굳이 쓰지 않아도 되는 돈이고, 5센트든 5불이든 돈은 쓸모 있게 써야지…” 탁구 하듯 말싸움이 계속 돈다.
추수감사절에 타주에 사는 아이들이 왔다. 일 년에 온 가족이 모일 날이 많지 않아 온 가족이 모일 때는 외식도 한다.
외식을 할 때 나는 항상 아이들에게 말한다. 그것도 콧소리를 넣어서. “얘들아, 가격 보지 말고 먹고 싶은 걸로 시켜”
배우자는 투덜댄다. “누군 5센트 때문에 구박 당하고, 누구는 먹고 싶은 거 다 시키라고 하고”
그럼, 난 이렇게 말한다.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
이웃 어르신들의 말씀처럼 늙으면 부부 밖에 없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아직 늙지 않았으니-세월 앞에 늙지 않는 사람 없고, 훗날 내 발등을 찍었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지금은 여전히 남의 자식보다 내 자식이 좋다. 아니면 이번만 남의 자식에게도 가격표 보지 말고 음식을 시키라고 해야겠다. 갑자기 달라지면 남의 자식이 놀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문의 (703)625-9909
<갤럭시 부동산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