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 교차로 큰 길 중앙 분리대 위험한 장소에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무더위나 바람 불며 추운 날씨 아랑곳 하지 않고 조그마한 등짐을 구부러진 연약해 보이는 등에 얹고 지나다니는 차속에서 정차 빨간 신호등이 파란 신호로 변하기를 기다리는 안쓰러운 마음의 몇 명 운전자들이 불쑥 내미는 지폐 몇 장, 동전 몇 닢의 자선(?)에 머리숙여 고맙다는 표시하는 백인 할머니의 모습을 몇몇 해 본 지도 어언 2여년이 지났다.
2년 후 같은 장소를 또 다시 지나는데 몇 번을 지나서도 지금은 더 이상 볼 수가 없다. 무슨 일이 생겼을까? 횡재(橫財)라도 생겨 더 이상 자선에 의지할 필요가 없어지셨나? 그렇다면 얼마나 좋은 일일까! 아니면 방정맞은 생각일까, 차라리 이쪽이 더 나을 지도, 돌아가셨다는 말인가.
거의 모든 이들이 들어 아는 이야기이긴 하나 요즈음 교회나 카톡에서 알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나병환자(癩病患者)로 성직자에게 다가오신 예수님을 속마음으론 백번 거부하면서도 다만 성직자라는 일말의 양심 때문에 추운 겨울 날밤 재워주고 음식을 주고 더군다나 냄새나고 고름나는 나그네의 몸을 그의 요청이긴 하지만 억지로 단 하나밖에 없는 좁은 침대에서 함께 자며 언 몸을 녹여주는 고통(?)을 감수하고 다음 날 아침 눈을 떠보니 그 거지 같은 거렁뱅이는 온 데 간 데 없고 지저분해 있어야 할 침대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깨끗해져 있지 않은가!
아-, 어젯밤 그분이 바로 예수님이셨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우리들 매일매일 생활 속에 수없이 많은 다양한 형태로 오시는 예수님을 우리들 대부분 그 귀한 그분과의 만남의 순간들을 놓치고 마는 현실이 아닌가. 무슨 대단한 봉사(?)활동이나 하는 것처럼 나대지들 말고 묵묵히 우리들에게 갖은 형태로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놓치고는 나중에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되겠는가.
성탄이 다가옴에 잠시 생각에 잠겨본다. 나는 과연 부끄럽지 아니한가?
<
문성길 전 워싱턴서울대동창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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